최근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인한 ''PF 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제2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늘어난 반면 은행은 반대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지난해 말 제2금융권의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예금은행의 건설업 대출 비중은 거의 9년 만에 가장 작아졌고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 역시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주로 시행사에 대한대출, 건설업 대출은 시공사에 대한 대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4분기 비은행 예금취급 기관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잔액은 23조3천억원으로 전체 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2%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치다.
또 건설업 대출잔액은 17조원으로 전체 산업대출의 10.4%를 차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제2금융권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높았던 까닭은 예금은행들이 보수적 여신운용을 하는 틈을 타 저축은행들은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PF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까지 제2금융권에서 부동산 PF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 PF대출 부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만큼 추후 제2금융권의 시공사와 시행사에 대한 대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은 건설업 및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제2금융권과는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건설업 대출잔액은 38조1천억원으로 전체 산업대출의 6.9%를 차지, 2002년 1분기 6.8%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작아졌다.
예금은행의 건설업대출 비중은 2008년 2분기 10.5%, 3분기 10.4%, 4분기 10.0% 등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곤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동반해 예금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전체 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잔액은 82조4천억원, 전체 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8%로 2007년 3분기 14.6% 이후 가장 작았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데다 은행들이 건설사들의 부실에 대비해 PF 대출 자산을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부동산 및 건설경기 활성화 여부와 정부 대책 등에 따라 은행이 신규 대출을 늘릴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