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자금줄 차단 난항..해외서 거액 유입"

입력 2011-04-25 10:58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체제의 해외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카다피 측으로 거액의 현금이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리비아 반군을 대표하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임시 국가위원회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각) 알 자지라 TV에서 "카다피의 사촌 아흐메드 카다피 알-담과 그의 측근들이 이집트에서 엄청난 투자금을 운용하면서 리비아 정부에 현금을 보내고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이들이 이집트 내 리비아 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이집트 임시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에 있는 잘릴 위원장은 또 카다피 알-담으로부터 돈을 받은 이집트인들이 반군 장악지역인 리비아 동부에 들어가 반군 지도부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리비아 동부의 부족장들이 이집트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집트인 약 1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카다피 알-담은 자신이 리비아 사태 초기 카다피와 결별한 이래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누구의 용병이나 첩보원으로 활동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A타임스는 이날 리비아 체제의 해외 자산을 동결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세계 각지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며 결국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 2월 중순 이래 카다피가 해외로부터 현금 수억 달러를 옮겨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카다피 일가가 해외에 보유한 6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동결시켰지만, 터키와 케냐 등 리비아와 경제적 협력관계가 밀접했던 일부 국가와 몇몇 아프리가 국가들이 자산 동결 조치 실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리비아와 별 관계가 없는 국가들은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다피 측으로 거액의 현금이 들어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반면 반군은 자금 및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반군 국가위원회의 석유장관인 와히드 부가이기스는 내전으로 손상을 입은 동부 지역의 주요 유전 두 곳의 설비를 보수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 4주간 원유를 더 생산할 수 없다며 연료와 자금을 절감하기 위해 벵가지의 전기 공급을 25%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편 반군 임시 국가위원회의 군 대변인인 오마르 바니 대령은 카다피가 서부 도시 미스라타에서 ''비열한 게임'' 작전을 통해 부족 간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비아 정부군은 미스라타에서 작전을 중단하고 부족들이 분쟁을 해결하도록 했다고 주장했지만, 24일에도 미스라타를 겨냥한 무작위 포격을 감행하면서 1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니 대령은 카다피가 리비아 동부와 미스라타 서부 산악지대에서 빼내온 수감자들을 소총 등의 무기로 무장시켜 미스라타 거리에 배치하고 있다며 카다피는 현 사태가 리비아 부족 간 내전임을 보여주려 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