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도 감당하기 힘든 야구 부상, 마음만 앞선 플레이는 위험

입력 2011-04-25 10:52
출범 30주년을 맞이한 국내프로야구. 오랜 역사만큼이나 야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장기간 경기에 불참하는 경우가 빈번해 야구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야구는 축구나, 농구처럼 선수들끼리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경기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의외로 많은 부상이 발생한다. 투수와 타자 모두 전력을 다해 힘을 한곳으로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예기치 않은 실수에 의해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각 포지션 별로 입을 수 있는 부상에 대해 살펴보자.



- 강속구를 위해 온몸을 던지는 투수의 팔꿈치와 어깨 부상

야구선수가 전력으로 투구나 송구할 때 던지는 공은 시속 평균 140km다. 이 속도로 공을 던질 때 어깨와 팔꿈치의 인대가 받는 부담은, 가만히 서서 팔을 1초에 20번 회전시킬 때 받는 부담과 맞먹는다. 먼저 팔꿈치 부상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팔은 순간적으로 멈춰 뒤로 젖혀지면서 포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데, 이때 팔꿈치 내측에서 외측으로 힘이 가해져 꺾일 때 부상을 입게 된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이 팔에 실리면서 팔꿈치 내측에 부하가 걸리게 되고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및 근육이 늘어나 손상을 입는 것. 투구 마무리 동작에서 과도하게 팔이 펴질 경우도 팔꿈치 내측에 손상을 주며, 팔꿈치 뒤쪽 내측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충돌증후군도 발생하게 된다.



팔꿈치 부상과 더불어 어깨부상도 대표적인 투수의 고질병이다. 피칭을 위해 팔을 뒤로 뺐다가 공을 놓는 동작에서 어깨 위쪽의 관절 뼈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상부 관절 와순 부상(슬랩병변)이라 한다. 어깨 위쪽 관절 연골은 팔뚝의 이두박근 힘줄과 연결되어 있어 과도하게 어깨를 뒤로 젖히게 되면 힘줄이 당겨져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붙어있는 뼈 연골이 손상될 위험이 높다.

스포츠에 의한 슬랩병변은 대부분 급성이기 때문에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손상 형태에 따라 치료방식이 다르다. 잦은 사용에 의해 연골이 닳고 불규칙해진 상태라면 연골을 다듬어주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되고, 외상 등으로 인해 파열된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묶어주는 봉합술을 주로 시행한다.



- 무거운 보호장비 속에서 쪼그려 앉은 포수의 무릎 부상

포수는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한 경기에 150회 이상의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자세는 본인 몸무게의 7배 정도의 하중을 무릎에 싣게 한다. 게다가 포수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잡지 못하고 맞게 되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필히 방어구를 착용해야 하는데, 이 방어구의 무게만 10kg이 넘는다.

예를 들어 선수 몸무게가 60kg이라 가정하고 한 경기당 얼만큼의 하중을 무릎에 싣는지 계산을 해보면, 70kg(본인몸무게+방어구 무게) X 7배(쪼그려 앉는 자세) X 150회(한 경기당 앉았다 일어서는 횟수) = 73,500kg. 무려 7만3천5백kg의 하중을 무릎이 싣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포수들의 무릎에 얼마나 큰 무리가 갈지를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불안정한 자세에서 체중이 가해질 경우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연골판은 신체의 체중 전달과 충격을 흡수해주는데, 한번 찢어지면 재생되지 않고 계속해서 찢어지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봉합술, 절제술, 이식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 강력한 스윙 동작에서 오는 타자의 옆구리 부상

복사근이란 옆구리 근육으로, 타자가 스윙 동작을 할 때 몸을 회전하거나 비틀 때 주로 부상을 일으키는 부위다. 스윙 시 몸이 회전하면서 급격하게 오른쪽 복사근 과부하가 걸리고 근육이 손상되는데 보통 우타석에서는 왼쪽 복사근이, 좌타석에서는 오른쪽 복사근에 문제가 발생한다.

처음 시작이 미세한 통증에서 급작스러운 통증까지 다양하게 찾아오기 때문에 복사근이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연습을 즉시 중단하고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경기에 참여하게 될 경우, 심해지면 칼로 옆구리를 찌르는 것과 같은 극심한 고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복사근 부상은 허벅지 근육통이나 다른 근육 손상과 비슷하기에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통증이 사라지면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그리고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서 재활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 무리한 투구 동작, 상완골 간부 골절 조심!

아마추어 투수 사이에서는 어깨와 팔꿈치 사이에 있는 상완골(위 팔뼈)의 중간 부분이 부러지는 상완골 간부골절이 발생한다. 투구 동작 단계 중 부조화된 근육의 수축으로 발생한 강한 비틀림(염전력)이 상완골의 종축을 따라 가해져서 골절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무리해 나타나는 가벼운 근육통이라 생각할 수 있으며 뼈에 실금이 갈 정도의 골절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심각한 골절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철통수비를 위한 야수간의 충돌 사고 주의!

수비 중인 야수끼리의 충돌에 의한 부상도 적지 않다. 플라이 타구가 뜨는 경우나 동시에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경우 등에서 발생하는데 대개 아마추어 야구인들은 상대방과의 사인이 잘 맞지 않거나 경기 흐름을 보는 시야가 좁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 베이스 터치를 위한 주자들, 손가락과 발목 골절 주의!

미숙한 슬라이딩에 의한 부상도 골절 사고를 일으킨다. 발보다 손이 먼저 들어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베이스에 손가락이 걸리면 달려오던 탄력으로 손가락이 부러지는 경우가 있다. 슬라이딩 시 손가락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베이스러닝 때 양 손에 장갑을 쥐면 자연스럽게 주먹이 쥐어지기 때문에 손가락 골절상을 피할 수 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같이 온몸을 던지는, 과격한 동작을 할 때는 미리 보호장갑을 끼고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인천힘찬병원 김형건 과장은 “경기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부상의 50% 이상을 방지할 수 있다. 야구는 정지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동작을 해야 하는 스포츠인 만큼 평소 안 쓰는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골격에 가해지는 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운동 전 스트레칭은 몸 중심에서 먼 관절인 손가락, 발가락 관절부터 안쪽의 큰 관절인 가슴, 다리 관절과 근육 쪽으로 옮겨 몸을 풀어주며 약 30분 정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