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의 다나카 노부오 사무총장은 높은 가격이 양대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석유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서 산유권이 지난 2008년과 같은 가격 폭락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도 증산할 것을 촉구했다.
다나카는 지난 20일 가진 로이터 회견에서 2008년 기록적인 배럴당 147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이로 인한 석유 소비 감소 타격으로 그해 40달러 수준까지 폭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고유가 충격이 세계 경제에 완전히 반영되는데 6개월 시차가 있다"면서 "유가가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경우 그 결과는 나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나카는 이번주 초에도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IEA는 세계 석유 소비가 지난 2008년 하루 평균 50만배럴 줄어든데 이어 2009년에는 130만배럴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다나카는 현재로선 원유 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지만 오는 6-7월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 정유업계가 계절적으로 활발해지고 일본도 그 때쯤이면 복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늘 ''사우디가 (부족분을) 채울 것''이라고 말해오지 않았느냐"면서 "그러니 OPEC이 증산 수요를 채울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나카는 중국의 석유 수요가 지난해 12월 연율 기준 16% 늘었던 것이 지난 2월에는 9.6%로 증가폭이 둔화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성장이 분명히 약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석유 소비 증가도 둔화되고 있음을 이미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