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한파 여전..매매ㆍ전세 거래 올스톱

입력 2011-04-19 06:22
최근 분양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서울의 부동산 거래는 오히려 더 차갑게 식는 분위기다.

정부 부동산 대책의 불확실성과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여파로 매매와 전세 모두 거래 건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가격도 동반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월별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7천321건, 2월 5천829건, 3월 3천187건으로 올해 들어 매달 급격히 줄고 있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달 매매 건수도 18일 현재 368건에 불과해 3월보다 더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거래에 응하지 않으면서 가격도 계속 내려가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0.07% 떨어져 지난해 10월(-0.13%)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도 매매시세는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0.03%씩 내려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때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전세난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역시 계약 건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광장 집계 결과 아파트 전세 계약건수는 지난 1월 8천603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월 7천375건, 3월 4천63건, 4월(18일 현재) 1천84건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학군수요''가 가장 먼저 빠진 강남과 서초, 양천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전세 수요가 줄기 시작하면서 이달 들어 서울 전셋값은 2주 연속 0.01%씩 떨어졌다.

매매와 전세를 가리지 않고 거래심리가 얼어붙는 바람에 급하게 집을 팔거나 새 임차인을 구해야 할 집주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가격을 크게 낮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시민은 최근 이 지역 재건축사업이 탄력을 받자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5억3천만원에 내놓았던 70㎡ 면적의 아파트 매도호가를 5억5천만원으로 올렸다가 거래가 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5억2천만원으로 낮췄는데도 팔리지 않아 고민이다.

지난달 말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통과된 강남구 개포동에서는 당장 재건축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착각한 전세 수요자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는 바람에 곧 이사할 임차인에게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일부 집주인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이 지역 중개업소들이 전했다.

이 같은 매매와 전세의 동반 침체는 3.22 부동산대책의 시행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유가상승,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 등 악재가 겹쳐 수요자들의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는 점과 봄 이사철이 앞당겨져 4월 이사수요가 급감했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강동구 둔촌동의 D공인 관계자는 "개포지구 재정비안 통과 직후 15건이 거래됐다가 이후 추격매수가 안 붙어 2~3천만원씩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취득세 인하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부동산 정책이 확실치 않고 유가 등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 섣불리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봄 이사수요가 겨울방학으로 편입되고 전세가 계속 오른다는 두려움에 미리 전셋집을 구한 사람이 많아 2월까지 전세시장의 ''병목현상''이 심했다"며 "이제는 서울 강북도 전세시세가 내려가는 등 봄 이사철이 다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