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는 배드뱅크(Bad Bank)는 4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먼저 사들일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8개 시중은행·특수은행으로 구성된 PF 태스크포스(TF)는 올해 2분기 중 PF 배드뱅크를 설립,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장에 대한 부실채권을 먼저 매입할 방침이다.
개별 은행이 단독으로 대출해준 사업장보다 여러 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해준 사업장을 푸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잔액 6조4천억원 가운데 컨소시엄 형태로 나간 대출 채권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부실채권의 규모에 따라 배드뱅크에 일정금액을 출자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5천억~1조원 정도의 '캐피탈 콜''(출자 한도) 약정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 데 3~4배의 레버리지(차입효과)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한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민간 배드뱅크 유암코 역시 설립 당시 1조원의 캐피탈 콜과 5천억원의 크레디트 라인(신용공여 한도) 약정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5천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출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실채권을 정상화해 매각하고 들어오는 대금을 다시 신규 채권 매입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출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도 된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다만, PF 사업의 특성상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데다 부실채권의 규모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자 한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규모가 많게는 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만 "은행권이 공동 출자한 유암코의 제안에 따라 PF 배드뱅크 설립이 추진되는 만큼 출자 규모도 배드뱅크를 필요로 하는 은행들이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