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법원에 신청한 삼부토건 관계자는 13일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여러가지 요구조건들에 관해 채권단과 합의가 되면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4천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다가 이날 만기를 앞두고 연장에 어려움을 겪자 어제(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관계자는 "PF 대출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절반씩 채무인수약정을 했는데 대주단에서 만기 연장을 위한 추가 담보를 요구하면서 우리 회사에 동양건설산업의 몫까지 담보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며 "공동사업인데도 우리 회사만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부토건은 대주단이 요구한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의 추가담보 제공 여부와 다른 PF 대출에 대한 추가담보 요구 우려 해소 등의 여러 조건을 협의해 대출만기 연장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삼부토건 측은 "호텔을 보호하려고 ''꼬리 자르기''식으로 추가담보 제공을 꺼린 것은 아니다. 별건으로 대출받은 다른 금융기관 대출의 상환 요구가 일시에 몰려들 가능성을 우려해 함부로 제공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신청 직전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이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매달 400억~500억원씩 CP를 발행하고 있다"며 "지난달에 특별히 많이 한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상황이 이렇게 돼 개인 투자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삼부토건과 함께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동양건설산업은 금융기관이 PF 대출과 관련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어 건실한 업체들도 위기에 처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