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이하 과학벨트위)가 13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핵심 요소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한곳에 두는 ''통합배치'' 원칙을 확정했다.
그러나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에 설치되는 연구단 수를 명확히 정하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이 부분이 논란의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주 과학벨트위 부위원장(대한민국 학술원 회장)은 이날 2차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의에서 과학벨트의 대형기초연구시설은 중이온가속기로 하고, 중이온가속기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통합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 50개는 연구원 내부는 물론 외부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에 설치·운영하되, 구체적인 설립형태는 다양한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세 가지 과학벨트 사업 추진방안은 결국 지난 2009년 1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립된 과학벨트 종합계획의 취지와 원칙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김 위원장은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확정된 과학벨트 입지선정 계획안에 따르면 과열경쟁을 막는 차원에서 입지선정 공모는 진행하지 않고, 과학벨트위가 전적으로 각 지역의 입지요건을 평가해 결정하게 된다.
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설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 평가 대상 지역은 비수도권으로서 165만㎡(50만평) 이상의 개발 가능 부지를 확보한 전국 시·군이 모두 해당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시·군은 60~80개 정도로 추정된다.
과학벨트위 분과위인 입지평가위원회가 이들의 점수를 매겨 5개 후보지로 압축하고, 과학벨트위는 이 가운데 다시 한 곳을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심사평가 항목은 과학벨트법상 입지 요건 가운데 ''부지 확보 용이성''을 제외한 4가지 요건별로 3~5가지씩 두기로 했다. ''부지 확보 용이성'' 평가 항목은 ''165만㎡ 이상 비수도권 시·군'' 조건으로 대치한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고로 주목받았던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전성'' 부문의 경우 관련 전문가들이 세부 항목별로 점수가 아닌 ''적격·부적격'' 방식으로 평가한다.
이와 관련, 정경택 교과부 과학벨트단장은 "전문가들이 지반 및 재해 안전성 부분은 일정 수준의 필요조건만 충족시키는 되는 것으로, 수치화해서 평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부연했다.
''연구기반 구축·집적도'' 부문에서는 연구개발 투자 정도, 연구인력 확보 정도, 연구 시설·장비 확보 정도, 연구성과의 양적·질적 우수성이 심사항목에 포함됐고, ''산업기반 구축·집적도'' 부문은 산업 전반 발전 정도, 지식기반산업 발전 정도, 산업 생산성, 기업의 활력 등을 따진다.
''우수 정주환경 조성 정도''에서는 교육.의료.문화. 소비 환경을 보고, ''국내외 접근 용이성'' 부문은 국제공항 접근성.대도시 접근성.전국 시·군간 시간거리 등의 항목을 통해 평가한다.
세부 심사항목별 가중치는 연구·산업·도시개발 분야 전문가 20~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설정된다.
이 전문가 그룹은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입지평가위원회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거점지구와 긴밀히 연계할 ''기능지구'' 입지는 연구·산업 기반 구축 및 집적도에 대한 정량평가, 거점지구와의 기능적 연계성 및 접근성을 따지는 정성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김 부위원장은 "4월 말~5월 중 평가를 거쳐 5월 말 또는 6월 초 입지 예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과학벨트란 세계적 과학자들이 모여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해 연구를 수행하는 글로벌 과학자 네트워크를 우리나라에 만들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과학벨트 사업을 이런 인적 투자가 아니라 건물 등을 짓는 지역개발 사업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취지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