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없는 안면홍조, 붉으면 붉을수록 치료 효과적!

입력 2011-04-11 13:19
보통 겨울에 심해진다는 안면홍조. 날씨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수면부족, 자극적인 음식, 스테로이드 연고 남용, 여드름, 지루성 피부염, 폐경기 등의 이유로 계절에 관계없이 붉은 얼굴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 겨울은 28년 만에 가장 긴 한파로 추위가 기승을 부려 많은 이들의 얼굴에 붉은 후유증을 남겼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은 “4월이지만 안면홍조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다양한 원인과 한번 확장되면 쉽게 좁혀지지 않는 혈관의 특성때문에 안면홍조는 겨울질환만이 아닌 사계절 질환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세스타피부과에서 2010년 안면홍조 환자수를 조사한 결과 월평균 41.8명이 치료를 받은 데 반해, 겨울이 지난 3월 92명, 4월 70명으로 평균 보다 각각 120%, 67.5%나 많은 환자들이 홍조치료를 받았다. 이제 안면홍조는 단지 겨울철 질환만이 아닌 셈이다.



그런 가운데 얼굴이 붉으면 붉을수록 치료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유명 해외학회지에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강진문, 김영구, 이상주, 정원순, 이정은 공동원장)와 연세대학교 피부과학 교실은 ‘붉은 기’에 반응하는 레이저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홍반을 유도하는 ‘홍반유도 퍼펙타치료’ 결과를 유럽피부과학회지에 공동으로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안면홍조 치료는 평소 빈번하게 나타나던 홍조가 진료시간이 지속되면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매우 까다로웠다. 이번 유럽피부과학회에 발표한 ‘홍반유도 퍼펙타치료’는 환자의 상태를 가장 붉은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홍조를 유발하는 방법이다. 치료 과정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홍반유도제를 도포해 홍조가 가장 심한 상태에 가깝게 홍반을 유도한 후 595-nm의 혈관레이저를 이용한다. 시술 후에는 바로 화장이나 세안이 가능하다.



이때, 치료에 쓰이는 혈관레이저는 얼굴이 붉으면 붉을수록 레이저 조사가 정확해지고, 반응률 또한 높아진다. 반응률이 높아지면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높은 에너지를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피부에 멜라닌색소가 많아 높은 에너지로 치료하는 경우 색소 침착이나 수포,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혈관 치료 시의 레이저 강도는 잡티나 주근깨 제거 등의 일반적인 치료보다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홍반을 유도하면 과도한 레이저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홍조환자에게 홍반유도 퍼펙타치료’를 주제로 한 이번 논문은 총 25명(여성 16명, 남성 9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그 효과와 만족도를 증명했다. 25명 중 4명은 75-100%의 개선을 보였고, 12명은 51-75%, 7명은 26-50% 개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명은 개선도가 적었다. 환자 만족도 조사는 25명 중 16명(60%)이 매우 만족 또는 만족, 7명(28%)이 약간 만족, 2명(8%)이 불만족으로 답해 대체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정 원장은 “홍조는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한번 늘어난 혈관을 방치하면 마치 거미줄처럼 비치는 ‘모세혈관확장증’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며 ”붉은 얼굴을 더욱 붉게 유지하여 치료하는 홍반유도 치료는 적은 에너지로도 레이저의 반응도를 높여 홍조환자의 치료 효과를 최대로 높이는 유용한 방법이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