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국내 빌딩 투자 성적 쏠쏠

입력 2011-04-11 10:08
- 외환위기후 12년간 연평균 18%대 수익률

외환위기 이후 지난 12년간 외국계 자본이 국내 업무용 빌딩에 투자해 거둬들인 자본이득(시세차익)은 평균 58%에 달하며 연평균 환산 수익률도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익률은 올린 업체는 포르투갈 자본이 운영하는 명동타워로 연 환산 62%의 수익을 올렸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은 1999년 이후 거래된 국내 대규모 오피스 빌딩의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이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저스트알에 따르면 1999년 이후 거래된 빌딩의 자본이득은 평균 464억원으로 수익률은 58.14%에 달했다.

투자자의 평균 오피스 보유기간이 42개월(3년6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17.39%에 이른다.

이 가운데 론스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싱가포르투자청 등 외국계 자본이 국내 빌딩에 투자해 거둬들인 수익률은 57.87%(476억원)로 평균보다 낮지만 외국계 펀드의 보유기간이 평균 40개월(3년4개월)로 짧은 것을 감안하면 연평균 환산 수익률은 18.31%로 평균을 웃돌았다.

국내 토종자본은 평균 59.33%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보유기간이 51개월(4년3개월)로 길어 연 환산 수익률도 13.41%로 외국자본에 비해 5% 포인트가량 낮았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외국펀드는 포르투갈 자본이 투입된 명동타워㈜로 2005년 3월 옛 헤럴드미디어 사옥을 300억원에 매입했다가 1년반 만에 580억원에 되팔아 93.33%, 연 환산 62.22%의 수익을 올리는 대박을 터트렸다.

독일계 자금인 ''RFEEF''도 연환산 31%의 고수익을 올렸다. 이 펀드는 여의도 동양종금빌딩과 대우증권빌딩을 매매해 총 1천87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토종 자본중에서는 KB자산운용이 서울 중림동 디오센터를 2005년 1분기 378억원에 매입했다가 2008년 3분기 706억원에 매각해 연평균 24.79%의 최고 수익률을 올렸다.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의 운영사인 코람코는 2002년부터 해외자본과 경쟁하며 을지로 한화[000880] 장교빌딩, 남대문 YTN타워, 명동신원빌딩 등 굵직한 빌딩에 투자해 연 13.87%의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 빌딩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초중반까지 외국 투자자들이 ''큰 손'' 역할을 해왔으나 2000년 중반 이후에는 국내 직접 투자 수요와 구조조정리츠, 부동산투자회사 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토종자본의 비율이 10년 전에 25%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96%까지 높아졌다.

이는 국내 빌딩가격이 안정돼 연 평균 수익률이 5% 안팎으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저스트알 김우희 대표는 "토종자본이 오피스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의 패러다임도 시세차익보다는 운영수익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 빌딩 가격이 안정되면서 과거와 같은 해외 헤지펀드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