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신흥개발국들의 원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되면서 당분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일 발간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원유시장이 '부족 심화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선 수요 측면에서 미국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원유 소비량은 지난 1980년대초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중국 등 신흥개발국에서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급은 투자부진과 생산능력 소진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흥개발국의 급격한 수요 증가와 공급 증가세 둔화로 인해 이른바 '부족 심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런 추세가 가속화할 경우 2007~2008년의 유가 급등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8년 국제유가는 투기자본 유입 등으로 인해 6개월만에 무려 2배 이상 오르며 배럴당 147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중동사태 등에 따른 유가 상승을 언급한 뒤 "현재 유가 수준은 국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각국은 갑작스러운 공급 부족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지속가능한 대체 에너지원 개발 등 원유 부족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고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원유생산 감소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에 따르면 최근 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열풍에도 불구하고 원유가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달해 석탄(28%)과 천연가스(23%)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