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7일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소비와 생산, 투자 증가세의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거시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자료에서 "우리 경제가 물가안정 속에 경기·고용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대외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재정부가 거시정책의 유연성을 거론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당초 계획한 5% 내외 경제성장, 3% 수준 물가 전망치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는다.
이는 2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모두 전월보다 감소세로 돌아선데다 3월에도 이런 흐름이 일정 부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석유·원자재 가격의 급등이라는 대외적 요인에다 국내적으로는 구제역·이상한파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물가가 3달 연속 4%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도 경제정책 운용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재정부는 광공업 생산에 대해 "3월은 수출 호조세 지속, 명절효과 정상화 등으로 전월 대비 증가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일본 대지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품조달 애로 등으로 인해 일시적 생산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3월 서비스업 생산은 식품·에너지가격 상승으로 도소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대지진 및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물류 및 여가활동 위축으로 다소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간소비에 대해서도 "3월 소매판매가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향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있어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00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하회한 98을 기록했다.
재정부는 고유가의 영향에 따라 3월 중 휘발유 판매량이 전월 대비로 1.9%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휘발유 판매량이 전월 대비로 감소한 것은 작년 12월(-0.5%) 이후 3개월 만이다.
재정부는 투자지표와 관련, "설비투자는 선행지표 둔화, 대외 불안요인으로 인한 기업 심리위축 등을 고려할 때 다소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건설투자는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다"며 "중동·북아프리카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상승,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3월 경상수지의 경우 "전반적인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2월(11억8천만달러 흑자)에 비해 흑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유가 등 물가여건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물가불안이 구조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며 "고유가 지속소지 등 대외여건 변화를 감안해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