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닐 마샬 감독은 마치 2009년 전세계적인 신종플루(New Flu) 대유행을 예견이라도 한듯이, “둠스데이 - 지구 최후의 날”이라는 영화를 제작하였다.
이 영화는, 전세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이 살인적인 바이러스는 발견된 지 며칠 만에 지구의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 정부는 이 곳을 “위험지역”으로 선포함과 동시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자, 이 곳과 연결된 모든 도로와 다리, 철도를 봉쇄하고 통행 금지를 목적으로 아무도 침입할 수 없는 격리지역으로 만들었고, 그 속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픽션화 한 것이다.
영화를 볼때만 하더라도 단순한 허구에 불구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2009년 말 전세계는 신종플루라는 대유행 앞에서 많은 이들의 죽음 앞에 울고 괴로워했던 기억이 있다. 아울러, 국내의 경우에는 작년 ~ 올해 초 돼지 구제역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소, 돼지 등이 매몰되는 끔직한 광경을 목격한 바도 있다.
2009년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일때가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큰 아들이 학교에 다녀와서, 평소와 달리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을 보았다.
아들 녀석 얘기로는, “학교에서 손만 잘 씻어도 신종플루 감염위험이 90%는 줄어든다”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얘기가 맞고 안맞고를 떠나서, 손을 잘 씻는 것이 여러모로 좋기에 그저 웃음짓고 말았다.
손을 잘 씻으면 된다... “아 ~”
돼지는 손이 없기 때문에 못씻어서 구제역에 잘 걸리는 것이었구나.
“돼지야~ 발이라도 씻어 !”
바이러스(Virus)는 참으로 무섭다. 특히, 인류가 경험치 못했던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사람은 물론, 동물에게 그 어떤 질병보다도 무서운 대상이 되고 있다.
지피지기면 100전 100승, 바이러스를 공부해 보자.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나 ?”와 “향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무엇이 있을까 ?”, 그리고 “우리의 대처방안은 ?”의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나?
바이러스학에 있어서 바이러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코어(Core)를 구성하고 있는 핵산(Nucleic Acid)의 종류 등에 따라 DNA 바이러스 또는 RNA 바이러스로 양분되기도 하고, 또는 껍질(Envelope, 외피)이 있느냐 없느냐로 양분되기도 하는데, 이에 따라 소독제 등을 달리 사용함이 바람직하다.
신종플루나 조류독감은 모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의 일종으로, RNA 바이러스이면서 지질(Lipid)로 구성된 껍질이 있는 바이러스이다. 껍질에 지질이 있기 때문에, 계면 활성제(비누 등)에 의해 제거되는데, 그 이유는 계면활성제는 물질의 표면에 붙어서 그 물질의 표면장력을 감소시켜 쉽게 떨어져 나오게 하기 때문에, 일종의 소독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아프토바이러스(Aphthovirus)의 일종으로, RNA 바이러스이지만 껍질이 없는 바이러스이다. 지질로 구성된 껍질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계면 활성제에 의한 소독효과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 때문에 구제역 바이러스의 소독에 염소계, 산소계 등의 산화제나 또는 산성제 및 염기성제 등의 pH 조절제가 주로 사용된다. 여기서, 잠깐 ! 구제역의 영문명은 FMD(Foot-and-Mouth) 인데, 발과 입 주변에 수포가 발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소, 돼지 등의 발굽이 있는 동물에 감염되는데, 말의 경우에는 발굽이 하나이기 때문에 걸리지 않으며, 코끼리는 감염된다.
두 번째, 향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무엇이 있을까 ?
나는 돼지독감(Swine Flu)이라고 확신하에 얘기한다.
돼지의 호흡기 상피세포에는 사람, 돼지, 조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모두 달라붙을 수 있는 수용체(Receoptor)가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중합체(mixing vessel)라고 부르고 있다. 쉽게 말해서, 사람은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만, 조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만 감염되는데, 돼지는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전 암연구센타 연구원 윤성준(인트론바이오 대표)씨는 "살아있는 돼지를 직접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 돼지고기만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돼지독감에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돼지독감에 걸린 돼지는 3개월간 무증상 상태에서 전파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즉, 향후 사람 및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에 감염되고, 여기에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까지 감염된 상태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 돼지까지도 죽게 하는 인플루엔자가 돼지 체내에서 만들어진다면? 돼지가 죽을 정도로 심한 인플루엔자! 정말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슈퍼바이러스가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아무튼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얘기는 이렇다.
美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09년 04월 15일 돼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H1N1) 환자를 공식 확인했다. CDC는 바이러스 명칭을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라고 불렀으며, 언론들은 이를 줄여서 돼지독감(Swine Flu)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미국 축산업계와 농무부 등이 경제적 이유 때문에 명칭의 변경을 요구했다. 국내의 경우에도 유사했다. 2009년 말 신종플루는 초기 돼지독감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언론에서는 신종플루라는 말로 바꾸기 시작했고, 신종플루는 돼지와 상관없는 바이러스 처럼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유명한 과학 잡지 ''사이언스''의 블로그에는 “돼지독감의 명명법이 돼지독감 그 자체보다도 더 빨리 진화했다”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대처방안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양계, 양돈, 축우 분야 전반에 걸쳐서 주요한 바이러스 감염체에 대한 일정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서, 국내의 감염상황을 체크해야 하며, 중앙정부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외에도 각 지방방역단체에 관리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예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공항, 항만 등 국외 바이러스 유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구제역 여파로 축산관련인의 해외여행관련이 강화되었다. 이에 더나아가서, 주요한 감염 질환에 대한 진단 모니터링을 옷, 신발 등으로 확대하는 예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력관리제를 확대 시행해야 한다.
현재, 축우의 경우에는 한우라는 큰 브랜드로 인해, 백화점 등에서 소 이력추적제라는 시스템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돼지 등으로도 지속 확대 시행해야 하며, 이러한 이력추적제가 현재처럼 단순히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짓는 목적외에, 각 동물 또는 농장별 상기의 바이러스 등 감염질환의 발생여부 등 또한 함께 체크될 수 있도록 구축하여야 한다.
백신사업에 보다큰 투자를 해야 한다.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백신이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시를 보더라도, 국가적으로 선제적인 백신사업 구축이 얼마나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았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자국의 국민에게 스스로 개발된 백신을 보급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우리는 행복한 나라의 국민이다.
하지만, 더욱 큰 백신에의 투자가 필요하다.
사람 백신 외에도 동물 백신 등 폭넓고 먼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으로 백신사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
국민보건은 이익의 관점보다 투자의 관점, 그리고 국민을 위하는 관점을 지향해야 한다.
위와 같은 대처방안 외에도, 정부에서는 보다 광범위하고 범국가적인 감염예방법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
손을 잘 씻자.
소, 닭, 돼지는 손이 없는데, 어쩌지? 발이라도 잘 씻기자!
마스크를 쓰자.
소, 닭, 돼지에게도 마스크를 씌우자. 아차, 돼지는 코로 냄새맡으며 밥을 먹는데, 어쩌지?“
“돼지야! 손 씻었니 ?”
이런 것들이 말이 되는 의문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