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플리바게닝 도입 반대"

입력 2011-04-01 07:26
법무부가 추진하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일명 플리바게닝)제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인권위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사건 해결에 중요 단서를 제공하는 등 범죄 진상 규명에 협조할 때 수사기관이 기소를 면제하거나 형을 감면해준다는 내용의 ''형법 및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해당 제도 도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법무부의 의견 표명 요청을 받아 해당 제도의 인권 침해 소지를 검토한 끝에 지난달 31일 개최한 상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기소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공소 제기를 면제해 주는 것은 공판 중심주의 및 ''3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며 "피해자들의 법정 증언 및 진술의 기회가 없어지는 것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와 ''중요참고인 구인제'' ''피해자 참가제도'' 등을 담은 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인권위 상임위에서는 범죄 규명에 중요한 사실을 아는 참고인이 2회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불응했을 때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구인할 수 있는 ''중요 참고인 출석의무제'' 조항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로 의결됐다.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의 허위 진술자를 가중처벌하고 증인과 참고인 등을 폭행ㆍ협박해 허위 진술을 강요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사법방해죄'' 규정, 영상 녹화물에 증거 능력을 부여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인권침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새로운 수사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수사에 유리한 부분을 강제하는 ''수사 편의주의''로 볼 소지가 있다"며 "인권 측면에서 검찰권 확대 시도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