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지출 중 식료품 부담을 보여주는 엥겔계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엥겔계수는 20.5%로 2005년 20.7% 이래 가장 높았다.
연도별 1분위 엥겔계수는 2006년 20.1%, 2007년 20.2%, 2008년 20.1%, 2009년 20.0%로 20% 초반에 머물렀다.
엥겔계수는 소비지출 중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분위별 엥겔계수는 하위 20~40%인 2분위 15.8%, 하위 40~60%인 3분위 14.0%, 상위 20~40%인 4분위 12.8%, 상위 20%인 5분위 11.5% 등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낮아졌다.
특히 1분위의 엥겔계수는 5분위보다 9.0%포인트 높아 저소득층의 먹거리 부담이 고소득층의 배 가량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소득층은 소비지출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의식주 필수항목의 물가가 오르면 엥겔계수도 크게 오른다"며 "작년에는 식료품 가격이 오른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1분위의 경우 식료품을 포함해 생계의 필수항목인 의식주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식주에 해당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의류·신발, 주거·수도·광열,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4%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같은 항목에 대한 5분위의 비중 31.7%보다 12.7%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1분위는 소득구조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분위 평균소득 119만1천107원 중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4.3%, 19.1%인 반면 주변 가족이나 친지 등으로부터 받는 이전소득 비중이 30.0%로 나타났다.
가계 전체로 볼 때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전소득 비중이 각각 64.7%, 22.2%, 8.9%임을 감안하면 1분위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 직접 일을 하면서 얻는 소득이 작은 반면 주변 사람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는 뜻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에 속하는 계층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저소득층이 많기 때문에 가족 도움이나 정부 지원에 기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