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2, 3호기에서 갑자기 솟아오른 연기로 중단됐던 전력 복원 작업이 재개돼 3호기 주제어실(MCR)에 다시 불이 켜지는 등 일보 진전이 이뤄졌다.
도쿄전력은 22일 오후 10시43분께 3호기 주제어실의 조명을 다시 켰다고 밝혔다.
외부 전원으로 조명을 다시 켰다는 것은 원자로의 ''두뇌''에 해당하는 주제어실의 기능을 일부 복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진으로 불이 꺼진 지 11일 만이다.
정전으로 냉각장치가 멈추면서 방사성 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한 후쿠시마 원전 1~6호기 중 5,6호기는 주제어실 기능이 줄곧 살아있었다.
나머지 1~4호기 중에서 외부 전력을 공급해 주제어실 기능을 복구한 것은 3호기가 처음이다.
2호기 주제어실이 먼저 복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3호기가 빨랐다.
주제어실 기능을 완전히 복구하면 원자로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이후 냉각장치를 다시 가동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전력은 23일 3호기의 냉각장치 펌프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NHK가 전했다.
또 1~6호기에 연결되는 급수 탱크는 원전 부지 내의 높은 지역에 있어 무사한 것으로 판명됐다.
22일에는 이 탱크의 물을 3, 4호기에 공급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
22일에는 2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물을 가득 채웠다.
수온은 51℃도이다.
앞서 1~6호기에 외부 전원이 전부 연결됐고, 전력 공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쓰나미로 침수된 기기가 적지 않아 복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소방청과 오사카시 소방국은 3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도쿄전력은 긴 팔을 갖춘 굴절 레미콘 차를 이용해 4호기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각각 물을 뿌렸다.
매일 실시하던 자위대 헬리콥터의 원전 상공 온도 측정은 이날 비가 내린 탓에 연기됐다.
2, 3호기에서는 21일 오후 연기가 솟아올라 복구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가 22일 오전 재개됐다.
그 후에도 2호기에서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지만 작업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무토 사카에 도쿄전력 부사장은 "상황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히 안정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빠르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원전 주변의 방사성 물질 오염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원전 배수구 부근의 바닷물에서 법정 농도를 넘어서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자 도쿄전력은 제1, 2 원전 주변 약 10km 범위에 대한 환경 조사를 시작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토양과 대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원전에서 약 20km 떨어진 후쿠시마현 나미에초(浪江町) 부근에서 통상 수치의 약 1천600배에 이르는 시간당 161마이크로시버트가 검측됐다고 밝혔다.
일본 문부과학성 조사에서는 지난 15일 나미에초에서 330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