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규모의 국부펀드로 12년 전부터 국내 부동산시장에 진출해온 싱가포르투자청(GIC)이 LG생활건강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등 투자 범위를 증시로 확대하고 있다.
GIC는 지난 11일(지분 변동일 기준) LG생활건강 주식 77만8천116주를 주당 36만8천원에 사들이고 14일에도 주당 36만2천874원에 5천854주를 추가로 취득해 보유 지분을 5.01%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GIC는 단순히 취득할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LG생활건강의 주가가 최근 충분한 조정을 통해 싸진데다 성장성도 뛰어나다는 판단에 따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PER를 28배 안팎으로 유지하다 최근 20배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주가 매력도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분기별로 좋은 실적을 이어가는데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해 나가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해태음료 등을 잇따라 인수하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외형을 확장시켰고 수익성도 충분히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GIC는 그동안 국내 부동산 투자와 일부 기업들의 지분 투자 등에 나선 적이 있지만, 주식시장을 통해 직접 지분을 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따라서 LG생활건강 지분 매입을 계기로 국내 증시에도 활발하게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IC는 1999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4억달러를 들여 서울 중구 태평로의 서울파이낸스빌딩을 인수해 11년째 보유하고 있으며 코오롱빌딩과 강남 파이낸스센터, 회현동 프라임타워 등도 사들였다.
2000년 490억원에 사들인 회현동 프라임타워는 지난해 6월 도이치자산운용에 1천400억원에 팔아 230%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GIC는 현재 전세계에서 2천48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