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공포 진원지인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주시하고 있는 유럽의 원자력 전문가들이 18일(현지시각) 이번주말이 원전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내 냉각수 공급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을 이번 사태의 분수령으로 점치면서도 전력 연결 성공만으로는 안심해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인 런던 채텀 하우스의 맬컴 그림스톤은 현재 원전의 냉각수 수위를 유지하지 못해 압력용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도있는 ''임계점(critical point)''에 다다랐으며 폐연료봉은 더 일촉즉발의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림스톤은 "앞으로 48시간을 넘겼다고 해서 반드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원자로 노심으로 냉각수가 안정적으로 주입되고, 내부 온도가 상당히 내려간 것이 실제로 확인되고, 연료봉 수조로 물이 지속적으로 투입돼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이상 후쿠시마 원전 위기가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림스톤은 특히 일주일 전 규모 9.0의 지진으로 끊긴 전력을 공급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우려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의 올리비에 굽타 부사무국장은 "전력 복구는 긍정적이지만 신중해야 한다"면서 "파이프가 손상되거나 취수가 막혀 해수를 퍼올릴 수 없다면 전력 복구로 기대했던 효과를 모두 얻을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폐연료봉 수조 등 어느 한 곳에서 방사선과 방사능 물질이 대거 방출되면서 원전 현장 전체에 인간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중단되는 ''도미노 효과''가 특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쿠시마는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태와는 다르다는 게 많은 유럽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원자력 전문가인 윌리엄 누텔은 25년 전 체르노빌 사태가 훨씬 심각했다면서 훗날 역사가들은 지금의 역사를 기록할때 원전 위기보다는 수천 명을 숨지게 하고 일본을 폐허로 만든 쓰나미와 지진에 지면을 더 할애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