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초고속 성장으로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전했다.
몇 달 전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제기됐던 인플레이션 우려는 기상 악화에 따른 식품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었고, 최근에는 중동의 정치적 혼란에 따른 유가 상승도 우려의 초점이 됐다.
하지만 많은 지역에서 에너지와 식품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까지 상승하면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태국은 지난 9일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근원 인플레이션 및 전체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이유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공급 측면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와 별도로 상반기 인플레이션이 한은의 예상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 다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회복하면서 경제 확장으로 노동력, 토지, 기반시설 및 생산능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던 2008년 상황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한다.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의 실업률은 4%를 밑도는 등 일부 국가의 실업률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산업 가동률 지표가 역사적 평균치를 웃돌고 있으며, 경작지 및 신규 주택 건설용 토지도 점점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노무라증권 홍콩지사의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수바라만은 이제 아시아에서 침체는 찾기 힘들다며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아시아에서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황 개선과 중동의 긴장 완화 등 많은 요인이 식품 및 유가를 끌어내려 이런 전망을 바꿀 수도 있다.
정부는 좀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고, 중국 등 일부 국가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 노동력 부족에 대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시아 전역에 걸친 인플레이션 논란의 초점은 단지 식품과 석유뿐 아니라 노동비용 등의 상승에 따른 국내 생산능력 압박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논평에서 선진국과 달리 신흥시장은 최근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에 여분의 생산능력이 거의 없다며 빠듯한 생산 여력과 식품가격 상승이 임금 상승을 압박하는 가운데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