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둔화보다 인플레가 더 문제"

입력 2011-03-10 10:05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너무 빠르지 않으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관심의 초점은 베이징 당국이 인플레를 제대로 수습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고 CNN 머니가 9일 분석했다.

CNN 머니는 국제사회가 중국 경제와 관련해 가장 크게 우려했던 것이 마침내 가시화되기 시작했는지 모른다면서 이것은 ''중국의 성장 둔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과연 어디까지 둔화될 것인지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는 논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CNN 머니는 이날 발표된 중국의 2월 자동차 판매 실적이 한해 전보다 3%가량 감소했음을 지적하면서 지난해 말로 종료된 감세 혜택 탓도 있으나 중국과 인도가 인플레 타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또 리비아 사태 장기화 속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장기간 상회하는 것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변수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에 너무 예민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오펜하이머펀드의 아츠 슈타인메츠 투자책임자(CIO)는 CNN 머니에 "중국이라고 비즈니스 사이클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면서도 "성장 궤도가 완만해지는 것과 경기 하강은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빨라지지 않으냐는 우려를 가시지 않게 하는 요소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CNN 머니는 지적했다.

한 예로 광네트워크 장비회사로 중국 비즈니스 호조로 올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뛴 케이스의 하나인 피니사르는 지난 8일 "올해 1분기 중국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고 CNN 머니는 전했다. 이 발표가 나온 후 피니사르 주가는 근 40% 폭락했음을 CNN 머니는 상기시켰다.

CNN 머니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국이지만 KFC 지주회사인 윰 브랜드와 캐터필러 등 미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은 본국보다 중국 비즈니스 비중이 더 큰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유통되는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란 점도 덧붙였다.

CNN 머니는 현 시점에서 중국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앞으로 통화 정책의 고삐를 더욱 조임으로써 성장이 더 둔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소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 앤드루 밀리건은 CNN 머니에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지만 아마도 긴축 통화 정책이 이제 막 시작된 데 불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지난 2008년식의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IR 책임자인 론 슬레이메이커는 CNN 머니에 설 연휴가 되면 중국 경제가 통상적으로 일부 요동을 친다면서 그러나 연휴가 끝나면 회복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반의 판매는 전반적으로 미국과 유럽보다는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슈타인메츠는 아직은 중국의 성장 둔화보다는 인플레를 제대로 수습하느냐가 더 우려되는 사안이라면서 연간 성장이 10%에서 7%로 떨어지는 것보다 인플레 견제 실패의 타격이 훨씬 걱정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중국의 경착륙(hard landing)이 아니라 ''착륙하기 힘든 것''(hardly landing)"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