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총재 "아시아 급성장 세계경제 위협"

입력 2011-03-10 08:23
아시아 경제가 지속적으로 급성장하게 되면 세계 경제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렌 스티븐스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아시아 경제 급성장으로 철광석 등 국제상품가격이 급등세를 보일 경우 유럽과 미국의 경제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언론들이 10일 전했다.

스티븐스 총재는 지난 9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호주비즈니스(ABE) 주최 만찬에 참석, 연설을 통해 "아시아 주요국의 금리가 너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철광석, 석탄 등 국제상품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월등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제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불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 생산 확대는 물론 자산가치 상승과 상품 및 서비스가격 인상이 초래돼 결국 물가가 오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이런 저금리 상태가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아시아 지역의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미국과 유럽의 자금이 아시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천연자원과 식료품가격 급등은 결국 선진국이나 빈곤국 모두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총재는 호주의 주택가격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지적과 관련, "주택가격 버블 붕괴는 RBA의 주요 정책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의 가계수입과 주택가격 비율은 지난 10년간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와 함께 스티븐스 총재는 서호주주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이른바 ''제2의 광산개발 붐''과 관련, 광산개발에 따른 이익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광산개발 붐은 어느 순간 마무리될 수 있다"며 "주요 광산업체들이 사상 최고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국부 창출을 제대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광산개발 이익을 장기적 관점에서 저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호주에서는 광산개발 붐에 따른 이익을 기반으로 국부펀드를 만들어 중.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RBA는 광산개발 붐에 힘입어 향후 3년간 호주경제가 연 4%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