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동부 정유시설 폭격..브렌트유 급등

입력 2011-03-10 08:12
리비아의 정부군이 반군에 대한 대대적 공세에 나선 가운데 동부지역 라스 라누프 인근 에스 시데르 정유시설이 9일(현지시간) 폭격으로 파손됐다.

이 소식에 브렌트유가 배럴 당 116달러 위로 치솟는 등 불안이 고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정부군은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이곳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했다.

반군은 로켓으로 이에 저항했고 정유 터미널에선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이 모습이 아랍권 TV로 중계되면서 국제 석유시장은 또 한 번 위기감에 휩싸였다.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 당 116.18달러를 기록하는 등 2년6개월만의 최고가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115.9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리비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 정유시설에 대한 첫 폭격이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이밖에 빈자와드, 라스라누프 등 또다른 석유 터미널 지역에서도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사무엘 시젝 중동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충돌이 격화하면서 정유 시설이 내전에 끌려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JP모간 석유 리서치 대표 로렌스 이글스는 "리비아 석유 시설이 손상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국제) 석유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국(IEA)은 리비아 내전으로 하루 158만배럴에 이르던 석유생산량 가운데 30%에 가까운 50만배럴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폭격은 한 때 수세에 몰렸던 카다피가 전열을 정비, 반군에 보다 강경한 대응을 결정했음을 확인해주는 사례다.

트리폴리 서부의 자위야는 반군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정부군이 탱크를 동원해 대대적인 탈환 작전에 나서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에선 정부군 병력의 도심 진입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번 에스 시데르 정유시설 폭격에 대해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을 비난하며 책임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