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소비자들은 보험부터 해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효력이 상실되거나 해약된 보험금이 가장 많았던 것은 2008년도로 그 금액은 252조7천억원에 달했다.
전년도보다 28.4% 증가한 규모다.
보험은 예기치 않은 사고나 질병 등 미래를 준비하는 상품이어서 현재 생활이 힘들면 돈을 아끼려고 해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민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다.
보험 효력상실.해지 금액으로 보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던 1998년도의 보험 효력상실.해지 금액은 251조5천억원이었다.
소위 ''카드사태''로 상징되는 2003년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카드사의 카드 발급 남발과 소비자의 ''돌려막기''식 소비 행태로 경제가 휘청거리고 거리에 신용불량자가 넘쳐나던 2003년 보험 해약 금액은 233조6천억원이었다.
이처럼 보험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3차례의 경제위기 때마다 전후에만 보험 해지 금액이 200조원을 넘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IMF 외환위기 때의 1997년도(221조원), 카드사태 직전인 2002년도(200조원)와 직후인 2004년도(217조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도(234조원)에만 그 금액이 200조원을 초과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4~12월 해지하거나 효력을 잃은 보험 금액은 162조6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78조1천억원)보다 8.7%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우선 돈을 아끼려고 보험부터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험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