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지난 10년간 한국의 가계부채가 배 이상 급증하면서 경기침체의 주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9일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발표한 '한국의 가계부채,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의 통계를 인용, 2000년 말 352조4천억원이었던 개인 금융부채(대출금, 정부 융자 등)가 작년 말에는 896조원으로 10년 전의 2.5배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계 대출과 판매 신용을 합친 가계신용 역시 2000년 말 266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795조4천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1년 91.9%였으나 2009년에는 143.0%로 51.1%포인트 높아져 가계소득을 전액 부채 상환에 사용해도 모자라는 수준이 됐다.
이런 상승폭은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22.0%)보다 훨씬 높다.
참여연대는 부채규모 증가의 핵심이 전체 부채의 40%를 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있고 단기 상환을 중심으로 한 주택담보대출 구조 자체가 외부 충격이나 변화에 취약해 위험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대출 비중이 전체의 90%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2008년 6월 말 현재 기준으로 44.5%에 불과하며 평균 약정 만기 기간도 미국(27.4년), 일본(25.6년) 등보다 훨씬 짧은 13.1년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시 상환방식 대출 규모가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전체의 46%를 넘는 데다 변동금리 조건 대출도 2009년 말 기준으로 전체의 92.3%에 달해 가계의 부채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사실상 한시적으로 폐지한 정부 조치에 대해서도 "경기에 따라 원칙 없이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거품이 커져 갑자기 긴축이 닥쳤을 때 위기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대출을 방지하고 만기 일시 상환방식을 금지하는 '과잉주택담보대출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며 "DTI와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은 부동산 경기 조절장치가 아닌 가계 경제 안정을 위한 필수적인 제도이므로 쉽게 완화하거나 기준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