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카다피 자산동결..국제사회 압박 가속화

입력 2011-02-28 09:2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對) 리비아 제재 결의를 채택한 데 이어 영국과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압박조치가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7일 자국 내 카다피 국가원수와 그의 자녀 5명 등에 대한 자산 동결 조치를 내리고 카다피 일가에 대한 외교적 면책특권도 박탈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유엔 결의를 영국에서 실행하기 위해 금융시장이 열리기 전 신속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며 "이는 잔혹하게 시위대를 진압하는 리비아 정권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은 현금과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카다피 일가의 재산을 추적해 조처해야 한다.

선데이타임스는 카다피 일가가 지난주 런던의 프라이빗 금융 매니저에게 48억달러를 예치했으며, 런던에 상업용 부동산과 1천600만 달러 상당의 맨션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와 가스 자원 덕분에 리비아 국부펀드는 700억 달러를 상회하는데, 이중 상당부문이 카다피 일가에 의해 통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또한 리비아 국민 탄압에 악용될 수 있는 상품 및 기술에 대한 수출 승인도 취소하도록 했다.

이탈리아는 양국의 불가침 내용을 포함해 2008년 리비아와 맺은 우호협정의 효력을 중지시켰다.

이는 이탈리아의 리비아 내 평화유지 활동 참가 및 군사기지 사용 허가를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다.

3년 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리비아에 대한 30년간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으로 총 50억달러를 지불하고, 카다피는 이탈리아의 불법 이민자 단속을 돕기로 하는 내용의 우호협정을 맺은 바 있다.

양국은 최근들어 경제교류 및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 등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리바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거세지자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전날 유엔의 리비아 제재조치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리비아 영공 비행금지 방안도 중요한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오는 28일 리비아 제재조치를 승인할 것이라고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이 밝혔다.

EU의 제재 조치에는 카다피 가족의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