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정부가 실시한 종합부동산세 환급조치는 소비진작 효과가 미미했던 반면, 유가환급금의 경우 상당한 정도의 소비진작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한국조세연구원의 ''유가환급금 및 종합부동산세 환급금이 가구 소비지출에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환급금은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을 6만원 가량 증가시켰으나, 종부세 환급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8년 고유가 위기를 맞아 정부는 유가환급금 정책을 통해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총 1천435만명에게 2조6천520억원을 지급했으며, 그해 11월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부과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5천622억원을 환급한 바 있다.
보고서는 유가환급금 제도에 대해 "월평균 가구소비지출을 10%의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비지출을 진작시켜 경기부양이라는 정책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종부세 환급에 대해서는 "상당규모의 부동산자산을 소유한 고소득층에서는 환급금 규모를 고려할 때 유가환급금의 10배에 달하는 소득이 발생했지만 가구의 소비지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환급금의 주된 수혜대상이었던 고소득층은 소비성향이 낮고 예산제약의 강도가 낮기 때문에 환급으로 가처분소득이 늘더라도 소비유발 효과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일회성인 유가환급금은 소비성향이 평균적으로 더 높고 예산제약의 강도가 높은 중ㆍ저소득층이 주된 수혜층이었던 만큼 환급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증가가 일시적 동기에 의한 우발적 소비지출 증가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소비진작 효과를 원한다면 중ㆍ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보고서는 "소비진작이 요구된다면 상대적으로 예산제약의 강도가 높은 계층에 수혜가 집중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최소한 우리나라의 경우 중ㆍ저소득층에 대한 소득보조나 지원정책의 효과성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근로ㆍ종합소득세 경감보다는 근로장려세제 같은 조치의 소비진작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근로ㆍ종합소득세는 면세자 비율이 높고 과세자 중 상당수가 세부담의 절대수준이 매우 낮은 만큼 소득세를 경감하더라도 소비진작으로 연결되는 효과성 측면에서 비용낭비적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장려세제 등과 같이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 집중된 수혜금액을 늘리면 소비진작 효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근로장려세제 자체가 지닌 근로의욕 저해효과로 인해 진정한 의미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소비진작책으로서의 효과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