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동반성장평가, 3중고”

입력 2011-02-24 17:12
<앵커>

정부가 중소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 노력에 점수를 매겨 공개하겠다는 평가대상에 대형건설사 12곳을 포함하자, 해당 기업들은 크게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대놓고 문제를 지적할 수 없어 말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유은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의 중소협력사들과의 상생노력점수 평가 공개대상 기업 56개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모두 12개의 대형 건설사들도 포함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건설사들은 올해 이뤄져 내년 발표될 동반성장평가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동반성장에 이의는 없지만 평가항목이 건설업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아 대폭 손질을 보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동반성장 평가대상 건설사 관계자

“건설업은 건산법상 재하도급이 불가하지 않습니까? 근데 그(동반성장) 평가항목을 보면 2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방안 뭐 그런 것들이 항목이 많이 끼어 있어요. 그럼 저희보고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는 불법을 하라는 건지...”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혹시 튈 불똥을 우려하며 ‘노코멘트’라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정부방침에 대한 불만의 속내가 묻어납니다.

<인터뷰> 동반성장 평가대상 다른 건설사 관계자

“정부에서 어찌보면 만들어가지고 딱 일방적으로 얘기를 한 거잖아요? 우리가 그걸 갖고 (정부가)의지를 갖고 가는 것에 대해 아니다 기다 라고 얘기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동반성장평가에 ‘원청사 대표의 동반성장 의지’와 같은 정성적 평가가 많아 하청업체들에 대한 인기투표형식이 될 거라는 우려감을 나타냈습니다.

또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상호협력’을, 공정거래위에서 ‘공정거래협약’을 각각 매년 평가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슷한 성격의 ‘동반성장평가’를 또하면 건설사에 3중의 고통을 안기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반성장에 대한 서열과 등급이 매겨지면 나쁜평가를 받은 업체는 외국 경쟁사에 공격거리를 제공해 해외수주에서 예기치 않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WOW TV NEWS, 유은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