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임기 종료시 물러나고 대통령직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도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밤샘 시위를 벌인 수백명의 시위대는 21일에도 현장에 머물러 있으며 참가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위대는 광장을 '알-후리야(자유)''라고 명명하고 "국민은 변화를 원한다" "국민은 정권 전복을 원한다" "떠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이어갔으며 일부 야당 의원들까지 가담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더해하고 있다.
진압 경찰이 광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동참한 아흐메드 사이프 하셰드 의원은 시민혁명으로 퇴진한 튀니지와 이집트 대통령들을 언급하면서 "(리비아 국가원수)무아마르 카다피와 예멘 대통령도 뒤따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야당 의원들과 함께 일부 부족 지도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셰이크 칼리드 알-아와디 부족장은 시위대의 "고귀한 목표"를 지지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예멘 성직자협회는 이날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며 발포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수도 사나는 물론 타이즈와 아덴. 사다 등 지방 주요 도시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사나 남쪽의 타이즈시에서는 11일째 시위가 계속된 가운데 이날도 수만명의 시위대가 시청 인근 광장으로 몰려들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접경 도시인 사다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뤄졌으나 항구도시 아덴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에 진압경찰이 발포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의 항구도시 알-후다이다에서는 살레 대통령 지지자들과 시위대의 충돌로 시민 3명이 부상했다.
남부 라히즈주(州)의 수도 후타에서는 보안군이 죄수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최루탄과 실탄을 쏘면서 시위대 3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시위대는 현지의 한 관공서 건물을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지 의료 관계자 및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인명피해는 지난 11일 동안 최소 12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예멘 내무부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를 4명으로 집계해 큰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