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 난 하이힐 안 신으니까 OK? 비만, 좁은 발볼도 원인된다

입력 2011-02-22 09:42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거리는 어느새 봄 패션으로 물들고 있다. 특히 날씨가 추워 어그 부츠가 주로 유행했던 만큼 작고 늘씬한 디자인의 구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디자인만 보고 신발을 고르다가는 발가락에 심한 부담을 주어 기형이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요령있게 선택해야 한다.

- 무지외반증 - 난 하이힐 안 신으니까 OK? 비만, 좁은 발볼도 원인된다.

다리는 길게, 발은 작게 여성들이 구두를 선택하는 첫 번째 조건이다. 이런 기준으로 신발을 주로 고르다보니 특히 많이 생기는 것이 바로 무지외반증이다. 무지는 엄지발가락을 뜻하는데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하이힐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하이힐 외에도 발볼이 좁은 신발, 비만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울 튼튼병원 구로점 관절센터 이상호 원장 은 "무지외반증은 높은 신발굽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낮은 굽이더라도 넓은 발볼에 볼 넓이가 작은 신발을 신어서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면 무지외반증만 아니라 새끼발가락이 돌출되는 소건막류도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발은 상당한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데, 1km를 걸을 때 발이 느끼는 압력은 약 16t정도다. 비만할수록 발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발가락에는 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발 모양이 양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볼이 좁은 신발을 신었을 때 무지외반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져 비만도 중요한 발생 원인이 되고 있다.

일단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면 발가락뿐만 아니라, 무릎과 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엄지발가락의 통증으로 몸무게를 한쪽발로 실어 걷게 되면 한쪽 무릎관절과 허리근육에 무게가 집중되면서 척추의 균형이 깨지거나, 한쪽 무릎의 연골만 닳는 등 2차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통증을 참기보다는 발견 즉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엄지발가락에 밀려 다른 발가락 변형이 생기면,. 수술필요.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마사지나 물리치료를 하고, 발볼이 넓은 신발을 신어줌으로써 어느정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휘어진 엄지발가락이 2,3,4,번 발가락을 밀어 변형이 오는 경우,*엄지발가락 돌출 부위로 인해 걷기가 불편하거나 신발을 신을 수 없는 경우, *발뒤꿈치를 들 떄 엄지발가락에 체중이 가지 않고 휘어질 때, *심한 변형으로 외관이 좋지 않을 때 등이다.

과거 무지외반증 수술은 튀어나온 부위의 뼈를 깍아 내기만 하는 시술로 시술 후 재발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는 뼈를 깎고 비틀어진 뼈를 돌려놓는 복합적 수술 방법으로 재발율이 매우 낮아졌다. 또한 수술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수술 시간도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양쪽 발에 모두 무지외반증인 경우에는 양쪽 발을 번갈아 가며 시술을 하는데, 한쪽 수술 후 6~12주 이후에 시술을 하는 것이 좋다.

재발율이 낮은 편이긴 하지만 평발이나 관절의 구조가 유연한 경우에는 재발의 가능성이 보다 높기 때문에 수술 후에 재발 방지를 위해 특수 기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약 1주일 이내의 입원이 필요하고 완전회복기까지 특수 신발을 사용한다. 직장으로 복귀하거나 운전이 가능한 시기는 약 3~4주 후이고, 일반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시기는 수술 후 약 2~3개월 정도다. 그러나 이때도 발에 꼭 끼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

- 발 클수록, 비만할수록, 신발 넉넉하게 신어야 하는 이유.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발을 선택할 때 발의 길이에 맞추는 것보다 발의 볼에 맞추어 신발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몸무게가 많이 나는 경우라면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욱 커 발이 양 옆으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발볼이 넉넉한 신발을 신을 필요가 있다.

굽이 높은 하이힐도 무지외반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따라서 구두 굽의 높이는 5cm를 넘지 않는 편이 좋다. 또한 발뒤꿈치를 신발 뒤에 붙였을 때 엄지발가락과 구두 사이에 약 1cm정도의 공간이 남는 여유로운 신발을 골라야 한다. 만약 신발 앞쪽에 장식이 붙어 있을 때는 보기보다 발볼이 좁고 발가락에 압력이 심하게 가해지는 경우가 많아 다른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하이힐은 주 3회 이상 신지 않도록 하고, 회사에서는 가급적 편한 신발로 갈아 신어, 오랜 시간 압력을 피한다. 조깅이나 마라톤같은 운동을 할 때도 신발과 신발 깔창이 쿠션역할을 제대로 하는 신발을 고르고 바닥이 딱딱하거나 포장된 도로에서 달리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신발을 신은 후에 엄지발가락 내측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편안한 신발을 신고, 엄지발가락을 벌려주는 스트레칭, 발가락으로 수건집기, 족욕, 마사지를 해 그날 그날 발의 피로를 풀어야 발의 변형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