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각) 미국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0%대 후반으로 대폭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2010회계연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는 조세 법률 정비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법인세율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투자 유인을 높일 수 있도록 법인세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법인세율을 주요 교역 상대국의 평균인 20% 후반 수준으로 낮추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고 법인세율이 35%로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백악관은 현재 조세 개혁 아이디어를 모으려고 기업 등과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협의 과정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중장기적 재정수지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적자위원회는 기업의 세금 우대 조치를 손질하는 대신 법인세 최고 세율을 23~29%로 인하하도록 권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안에서 일부 우대 조치의 폐지를 제안했지만 이런 정책은 수년 동안 의회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최대 1조5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적자를 확대하지 않으면서 법인세를 정비하기를 희망한다는 점도 주요 장애물이다.
법인세 정비 과정이 지연되면 업계에서 승자와 패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또 "대규모 사회보장 연금을 삭감하지 않고 연금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보장 연금이 주식시장의 변덕에 휘둘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정문제를 해결하려면 희생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점진적으로 재정적자를 없애야 경제 회복을 위험하지 않게 한다며 빠른 속도의 재정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공화당에 경고했다.
그는 공화당의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과도하고 빠르게 줄이면 회복되고 있는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원 다수당으로 대규모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의 예산안이 중소기업 등의 세 부담을 늘리고 실업률이 높은 상태에 머물면 기업의 고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이와 함께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비용 감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 놓으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연금 프로그램 등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려는 방안을 찾으려고 의회와 협의하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해 12월 협상한 세금감면을 예로 들면서 이번에도 정부와 의회가 타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