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 시세차익에 배당금까지 쏠쏠

입력 2011-02-13 08:18
지난해 증시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이 시세차익과 배당금을 쏠쏠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18개 기업이 10일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모두 2조2천74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이 배당금액은 이들 기업이 2009년 지급했던 2조468억원에 비해 7.8%가 증가한 금액이다.

업체별로는 외국인 배당금이 2009년보다 줄어든 기업은 LG전자, 삼성전자 등 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곳은 모두 외국인 배당금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배당금이 주당 250원(2009년)에서 500원으로 갑절이 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전년에 비해 166.9%가 증가한 558억원의 배당금이 지급됐다.

배당금으로 전년의 2배인 700원을 책정한 현대중공업도 외국인 배당금이 2009년보다 132.9%가 증가한 1천76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신한지주와 현대차, LG화학도 외국인 배당금이 2009년보다 각각 94.8%, 53.3%, 48.6%가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 18개 업체의 지난해 외국인 보유주식은 13억3천913만주로 2009년에 비해 5.7%가 늘었다.

반면 외국인 보유주식의 시가총액은 2009년(158조2천899억원)에 비해 26.1% 증가한 199조7천4억원을 기록했다.

주식 증가율보다 시가총액 증가율이 월등히 높은 것은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들 주식을 내다팔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업체별로 기아차는 2009년 말 2만원이던 주가가 지난해 말 5만1천300원으로 오르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도 2009년에 비해 242.3%(4조567억원)나 늘었다.

또 외국인이 7천451만주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도 2009년보다 27.5% 늘어난 70조4천10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78만6천원(2009년말)에서 94만5천원으로 15만9천원(20.2%)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승장 속에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실익을 챙긴 것은 실적이 탄탄한 대형주 위주로 투자했기 때문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박중섭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종목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부 유출이란 부정적인 측면에서 볼 수도 있겠지만 지난해 증시 상승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여한 부분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