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권의 공동 대응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한동안 소강상태에 빠지는 듯 했던 역내 재정 위기가 포르투갈 채권 수익률이 계속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또다시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는 11일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0일(현지시각) 한때 7.656%까지 치솟았다면서 포르투갈이 유로를 사용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수익률은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중순 이후 중단했던 채권 매입을 재개해 시장에 긴급 개입한 덕택에 7.29%로 낮아져 전날보다 소폭 상승하는 선에서 장이 마감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간다.
신문은 포르투갈 채권 수익률이 지난주 이후 7% 수준을 내내 웃돌고 있다면서 ECB의 긴급 개입으로 일단 파국은 면했지만 이런 상태로 계속 버티는 것이 힘겹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더욱이 유로권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실질적으로 증액하는 데 실패하고 재정정책 공조 노력도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구제받은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의 장래도 극히 어둡게 보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 예로 포르투갈의 5년짜리 채권 35억유로가 지난 7일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유통시장에 나와 강한 신디케이션(공동 인수) 수요로 초기에는 인기를 끌었으나 곧바로 헤지펀드가 투매함으로써 실질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포트투갈 은행인 방코 카레고사의 채권 거래 책임자 필리페 실바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지난해 11월 이후 포르투갈 채권이 이런 식으로 취급돼왔다"면서 "ECB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 수익률이 훨씬 더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디스 관계자도 포르투갈의 높은 재정 적자와 어두운 경제 전망 및 막대한 차환 부담을 상기시키면서 이 때문에 포르투갈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포르투갈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한 차환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달 이후 차입한 규모로 오는 4월 중순의 45억유로를 차환하는데는 일단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디언은 포르투갈이 올봄에 차환해야 하는 채무가 모두 근 100억유로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신디케이션 채권시장에서 이처럼 냉담한 반응을 얻은 상황에서 과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이 매우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페드로 실바 페레이라 포르투갈 내각장관은 10일 주례 각료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며칠 사이 채권 수익률이 급등한 것이 포르투갈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것이 유로를 겨냥한 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은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3번째로 구제받는 유로국이 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