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세워라

입력 2011-02-11 10:23
지난 9일(현지시간) 폴 라이언 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통화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라이언 위원장은“연준의 6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거품이 야기되고 초인플레이션이 초래됐으며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확장적 통화정책에서 빠져나올 장치를 마련하는 중”이라며 오히려 의회에 재정 적자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나 조속히 마련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해 고통 받는 신흥시장은 안중에도 없는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대목이다.

지금 미국의 주가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이머징들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머징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외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아르헨티나는 10%대 물가를 발표했지만 실상은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우리 나라도 정부가 직접 개입해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현실이다. 중동의 정치가들을 좌불안석하게 만든 소요사태도 식료품 가격 상승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존 립스키 IMF 부의장은 “이머징 시장 대부분이 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 아직도 여전히 통화완화적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폴 크루그만 프린스턴대 교수 역시 긴축을 서두르지 않는 이머징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정말 이머징의 문제일까? 아니다.지금처럼 절대 권력을 지닌 달러화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머징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브라질은 긴축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기준금리를 무려 10.75%까지 올렸다.

하지만 금리가 높아질수록 해외 자금들이 브라질로 몰리고 있다. 저금리로 대출해서 11%의 고금리에 투자할 수 있다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한편 브라질의 1월 달러화 유입은 155억 달러 규모로, 이는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결국 이머징은 긴축을 하면 외인 자금이라는 승냥이 떼가 몰려들고, 긴축을 안하면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놓인 구조다.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머징 비중을 줄이고 선진국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인 타협안이 될 것이다.

<글.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