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 부실채권비율 6년만에 최고

입력 2011-02-01 15:08
수정 2011-02-01 15:08


지난해 대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로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2009년말 16조원에서 작년말 24조4천억원으로 8조4천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1.24%에서 1.86%로 상승했다.

2003년 카드대란 여진이 있었던 2004년말 1.90% 이래 6년만의 최고치다.

부실채권비율의 급등은 부동산 PF 채권 부실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PF 부실채권 잔액은 2009년말 1조2천억원에서 작년말 6조2천억원으로 5조원이나 늘었다.

PF 부실채권비율도 2.32%에서 16.06%로 6.9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분기별로는 작년 9월말 18.11%보다 소폭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탈피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것도 부실채권 증가의요인이 됐다.

지난해 6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퇴출기업이 줄줄이 발표되면서 2분기에만 대기업 부실이 4조8천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여신부문별로 기업의 부실채권비율은 2009년말 1.60%에서 작년말 2.55%로 올랐고, 이 중에서도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이 1.8%에서 3.09%로 대기업보다 증가폭이 컸다.

가계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같은 기간 0.49%에서 0.56%로 상승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부실비율이 0.38%에서 0.49%로 올랐다.

신용카드 부실채권비율은 1.11%에서 0.97%로 감소했다.

2010년 은행의 신규부실 발생액은 35조4천억원이었으며, 이 중 기업 신규부실이 30조6천억원으로 86.4%를 차지하고 가계(3조7천억원), 카드(1조1천억원) 부문의 신규부실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또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27조원이며, 정리방법별로는 대손상각(8조3천억원), 매각(6조4천억원), 담보처분 등을 통한 여신회수(5조8천억원), 여신정상화(4조8천억원), 기타(1조6천억원)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채권, 부동산 PF 부실대출 등 단기간 정리가 곤란한 부실채권이 증가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했다"며 "올해는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를 적극 독려해 자산건전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감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