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속한 경기 회복에도 대졸 이상 실업자가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녀 모두 대졸 이상 실업자가 작년에 가장 많아, 학력 인플레에 따른 구직 눈높이가 현실과 맞지 않아 발생하는 실업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이상 실업자는 34만6천명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2000년 대졸 이상 실업자가 23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10년 만에 11만6천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대졸 이상 실업자는 2001년 23만3천명, 2002년 22만4천명, 2003년 25만3천명 등 2008년까지 20만명선을 유지하다가 글로벌 경제 위기가 터지면서 2009년 32만1천명을 기록하면서 3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고졸 실업자가 지난해 42만명으로 전년(43만7천명)에 비해 1만7천명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대졸 이상 청년층이 선호하는 공공기관, 대기업 등의 일자리는 외환위기 전인 1995년 412만7천개에서 2008년 372만4천개로 40만3천개 줄었다.
반면 대학진학률은 1995년 51.4%에서 2008년 83.8%로 높아져 대학 졸업생은 33만명에서 56만명으로 23만명 늘어났다.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대졸 청년층은 대폭 늘었지만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들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반면 대기업이 뽑는 인력은 한정돼 있어 이들의 실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면서 "지난해 경기 회복세에도 이 같은 구직 눈높이와 현실의 차이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졸 이상 남성 실업자는 20만4천명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였으며 2009년 20만2천명에 이어 2년 연속 20만명을 웃돌았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대졸 이상 남성 실업자는 연간 14만~15만명 수준이었다.
지난해 대졸 이상 여성 실업자도 14만2천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2000년 대졸 이상 여성 실업자가 7만3천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10년 만에 두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대졸 이상 여성 실업자는 2001년 7만5천명, 2002년 7만6천명, 2003년 9만8천명이었다가 2004년 10만4천명으로 10만명을 돌파한 뒤 2008년 10만4천명, 2009년 12만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대학 구조조정과 기능인력 향상을 통해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취업률 공개를 내실화하고 경영부실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을 위해 경영컨설팅을 거쳐 통.폐합, 합병, 자진 해산,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장 산학협력이 가능한 산업단지 캠퍼스 6곳을 올해 조성하고 기술인재 육성을 위해 전문계고, 전문대, 중소기업을 연계하는 기술사관육성 프로그램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26만3천명에 이르는 전문계고 재학생의 학비를 지원하고 공공기관, 금융회사의 전문계고 졸업생 채용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