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 투자운용사를 통해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량으로 매각하고 있는 부실채권 3천억원을 매입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31일 "국민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 차원에서 최근 부실채권투자펀드(NPL)에 3천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8일 대체투자위원회를 열고 부실채권 사모펀드운용사인 파인트리 자산운용, 유진-우리F&I 컨소시엄에 각각 1천500억원씩 증액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기금이 이번 투자를 이행하면 부실채권 투자액은 총 9천억원에 달하게 된다.
국민연기금이 이번에 부실채권 투자액을 늘린 배경은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채권이 매각물량으로 쏟아지면서 관련투자 기회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한편 전광우 이사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투자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은행.금융그룹에 지분을 늘릴 개연성은 있지만, 매각방법이 구체화됐을 때 실무적으로 투자메리트를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금융위원회 결정으로 국민연금이 은행지분을 10%까지 늘릴 수 있게 된 데 대해 "국민연금이 신축적으로 투자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 이사장은 "채권위주의 투자는 국민연금이 소진되는 연한을 당기게 되고 국내 증권시장은 세계 4대연기금인 국민연금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좁다"며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12.4%인 해외투자 비중을 2015년말까지 2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전 이사장은 이에 따라 해외투자 계획을 강화하겠다면서 올해 뉴욕사무소를 두는데 이어 내년에는 영국 런던에 유럽사무소를 두고 홍콩사무소도 설립할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투자는 대상국가, 자산, 섹터 등이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지만 국민연금의 현재 운용인력은 현저히 적다"며 "위탁운용사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우수한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조직 및 인력확대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지낸 금융전문가로 초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거친 전 이사장은 "올해 주식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양호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부문은 금리상승 압박을 받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비해서는 다소 어려울 것 같다"면서 국민연기금이 올해 주식시장에 6조9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