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정책, 내부 여건 강화에 주력 필요"

입력 2011-01-26 11:21
수정 2011-01-26 11:21
올해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내부 여건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6일 한국무역협회(KITA) 주최로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51회 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작년에는 경기를 진작시킬 확장정책 하나만을 폈지만 올해는 경기회복, 인플레이션, 성장잠재력, 구조조정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 원장은 그러면서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장치 마련, 재정건전성과 공기업 부채관리 강화, 미래 재정지출이 급증하는 분야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위기 배경에는 글로벌 불균형이 깔렸으며, 이는 개미에 해당하는 독일, 일본, 중국과 비교할 때 베짱이에 해당하는 미국, 영국, 남유럽의 방만한 경제 운용에 따른 결과"라며 "세계 외환거래가 무역거래의 46배나 되는 상황에서 ''카지노 자본주의''에 열중하다 경제위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제지도가 미국 중심의 단일체제에서 주요 20개국(G20)을 위시한 신흥공업국 등으로 이동했으며, 모든 국가가 살아남으려고 소비보다 저축과 외화보유액을 높이는데 치중해 이것이 ''환율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 원장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1차 충격, 소득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의 2차 충격, 주가 하락에 의한 자산효과의 3차 충격이 이어지면서 실물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에 맞서 재정확장과 저금리 정책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2008~2010년에 원화는 17% 절하됐지만, 엔화는 35% 절상된 것이 우리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 원장은 "올해 세계경제는 소폭 둔화하겠지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국가 간 회복 속도가 다르고 자국중심적 정책대응이 확산하고 있으며, 환율 관련 국가 간 긴장도 잔존하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파르게 오르는 원자재가와 약 10%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가 등은 우리 경제에 적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우리 경제가 4.2%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우리 경제의 개선속도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 경제 성장속도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나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침체했던 건설분야가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고, 상품수출은 12.5%, 민간소비는 4.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점차 낮아져 평균 3.6% 내외가 될 것이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원장은 아직 매우 낮은 수준인 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주택시장 정상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