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물가의 파급 시차가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당장 이번 달 소비자물가의 급등세가 우려된다.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 지표인 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의 변동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는 '충격반응'' 분석 결과 첫 달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CRB 지수가 오른 당월에 국내 물가가 받는 충격이 가장 심하다는 뜻으로, 이 충격은 조금씩 감소해 4개월째부터 사라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CRB 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국제 유가는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국내 물가를 흔든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 가격에 충격이 발생하면 불과 1~2주 안에 국내 물가에 곧바로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다른 제품도 유통 기술의 발달 등으로 수입물가나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수입물가 또는 생산자물가(도매물가)가 몇 개월은 지나야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선행지표''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동시에 오르는 '동행지표''의 성격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번 달 들어 두드러진 원자재 가격 상승은 곧바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생활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1월 물가가 많이 오르는 것뿐 아니라 2~3월도 각종 상품가격과 서비스요금 조정이 이뤄지는 시기여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최근 석유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해 1월 물가 상승률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찾아도 국내 물가에는 당분간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앞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오름폭이 다소 둔화하거나 하락해도 소비자 물가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