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요 대기업들의 매각 작업이 다시 시동을 걸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이 차질을 빚으면서 다른 기업들의 인수.합병(M&A)도 연쇄적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조만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하이닉스 매각 방식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작년 말까지 하이닉스의 인수자가 등장하지 않은 만큼 사모주식펀드(PEF)를 구성해 채권단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하이닉스 보유 지분은 외환은행 3.42%, 우리은행 3.34%, 정책금융공사 2.58%, 신한은행 2.54% 등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은 조만간 대한통운 매각 방안을 논의하고 매각 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한통운 지분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23.95%씩을 갖고 있다.
대한통운 매각 방식은 완전 공개 입찰 또는 제한 경쟁 입찰 방식이 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와 대우건설이 연초에 대한통운 매각을 개시할 것"이라며 "현재 2~3개 대기업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의사를 전달해왔기 때문에 경쟁구도가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중 매물로 나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주가도 회복되는 추세여서 매각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M&A시장의 매물과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매각 공고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각 작업이 중단된 쌍용건설도 연내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작년부터 진행해온 현대건설과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매각 작업은 지연되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의 경우 인수자금의 출처를 둘러싼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란계 다국적 기업인 엔텍합그룹이 작년 12월7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투자확약서(LOC)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내달 7일까지 제출 시한을 연기해주자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채권단은 작년 11월 엔텍합그룹과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본계약을 맺었다. 당시 매각가격은 5천777억원으로 알려졌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그동안 세차례나 매각이 무산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엔텍합이 인수대금을 조달하지 못해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며 "조만간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M&A가 추진되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 작업이 늦어지면 다른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