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주택 매매시장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전셋값은 8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민은행이 내놓은 주택가격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의 전셋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 7.1%로,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뛰기 시작했던 2002년(10.1%)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래 들어 전셋값은 매맷값과 동반 상승 또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집값이 많이 올랐던 2006년(6.5%)을 제외하면 매년 3%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작년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내려가면서 추가 가격 하락을 우려해 매수를 포기하고 전세로 눌러앉거나 시장을 관망하는 수요자가 많아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고 국민은행은 분석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보금자리주택, 장기전세주택 청약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평균 6.3% 오른 가운데 서울은 평균 6.4% 상승했다.
강남지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싸게 내놨던 전세 물량을 일제히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원래 가격이 반영돼 7.6%(송파구 10.3%, 강동구 8.6%) 뛰었고, 강북지역은 강남과 근접한 교통 역세권을 중심으로 5.1%(광진구 10%) 올랐다.
특히 지방은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나타난 부산이 13.7%(북구 22.2%, 해운대구 20.6%), 대전이 15%(유성구 19.2%, 서구 18.3%)나 치솟았다.
반면 작년 전국의 주택 매맷값은 평균 1.9% 상승하는 데 그쳐 물가상승률(2.9%)을 밑돌았다.
이는 장기평균증감률 4.1%(주택 가격 조사가 시작된 1986년부터 작년까지 25년간의 평균 증감률)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연간 매맷값 상승률은 2006년 11.6%를 기록한 뒤 2007년 3.1%, 2008년 3.1%, 2009년 1.5%로 작년까지 4년째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이 1.2% 하락(강북 -1.4%, 강남 -1%)했고, 수도권 전체로도 1.7% 떨어졌다.
특히 일산 서구(-7.7%), 일산 동구(-5.9%) 등이 많이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방은 부산이 11.5%, 대전이 8% 뛴 가운데 경전철 개통 등 각종 호재가 몰린 부산 사상구가 20.7%로 전국 최고의 오름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