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작년 사상 최대 규모인 61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에서 57조원, 해외에서 7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2009년 매출 47조3천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0% 가까이 성장한 것이며, 매출 기준으로 삼성-LG-현대ㆍ기아차--SK에 이어 국내 재계 5위 그룹의 자리를 확고히 굳혔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우리 그룹은 국내외 매출액 61조원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일구어 냈다"며 작년 실적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 회장은 특히 "해외 부문은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과 필리핀 펩시 등을 인수하며 전년 대비 세 배를 넘어서는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해 두드러진 약진을 보여 주었다"면서 "수년간 착실히 준비하고 시행해 온 글로벌 경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흡족해 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2018년 매출 200조원, 아시아 톱10 그룹''을 골자로 한 이른바 ''2018 비전'' 실현 가능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실정이다.
매출을 2010년 61조원에서 2018년 200조원으로 늘리려면, 8년 사이 매출을 3배 이상 늘려야 하는 데 이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도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2009년 3월 ''2018 비전''을 발표할 당시 10년 동안 ''연평균 17%'' 이상 매출 성장을 전제로 2018년 매출 목표를 200조원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8년 42조원이었던 그룹 매출이 10년간 연평균 17% 성장하게 되면 2018년 200조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가정하에 2008년 42조원→2009년 47조3천억원 →2010년 61조원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아직 비전 달성 가능여부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성장률이 28.9%로 연평균 성장률 17%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2009년에는 12.6%로 17%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국내외에서 대형 인수합병(M&A)과 기존 계열사들의 핵심역량 강화를 추진하면 비전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국내 및 해외에서 2조원씩 모두 4조원을 쏟아부으며 굵직한 M&A 10여건을 성사시켰고, 그룹의 기반인 유통사업에서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1월 바이더웨이(2천740억원), 2월 GS리테일 백화점ㆍ마트 부문(1조3천400억원), 5월 이비카드(1천500억원), 8월 데크항공(250억원), 10월 파스퇴르유업(600억원), 11월 엔씨에프(190억원) 등 모두 6건의 M&A에 2조원을 쏟아부었다.
해외에서도 7월 말레이시아 타이탄(1조5천억원), 8월 중국 럭키파이(1천500억원) , 9월 필리핀 펩시(1천184억원), 10월 파키스탄 콜손(200억원) 등 4건에 2조원을 투입했다.
그룹 핵심 사업인 유통부문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작년 매출 10조7천억원(추정)을 달성해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고의 호황을 누렸고, 올해에는 매출 12조1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작년 매장을 30여곳이나 늘리며 매출 8조7천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0%나 성장했다.
호남석유화학도 2007년 2조원대에 머물렀던 매출이 작년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에 힘입어 작년 9조5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롯데의 작년 경영 실적을 보면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에도 대형 M&A와 핵심 역량강화,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 등이 매출 200조원 달성의 핵심 수단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신 회장도 신년사에서 비전 달성을 위한 과제로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시장 공략, 인재와 조직 육성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목표는 더욱 뚜렷해지고 도전해 볼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2018 비전달성의 주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새해 벽두부터 비전 달성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