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400조원을 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우리 경제의 급속한 회복으로 올해 국가 채무는 394조여원, 국가 채무비율은 34% 초반 수준까지 선방할 것으로 예상됐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예상과 달리 급속한 경기 회복으로 세수가 늘고 경제 여건이 좋아지면서 올해 국가 채무가 394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359조6천억원보다 34조여원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좋은데다 경기 회복의 여파로 세수도 늘어 국가 채무가 당초 예상했던 400조원보다 6조여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10월 국회에서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함께 발표했던 국가채무관리계획에서 예상했던 올해 국가 채무 400조4천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 채무는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2000년 111조2천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2004년에 203조7천억원, 2005년 247조9천억원, 2006년 282조7천억원, 2007년 299조2천억원, 2008년 309조원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해왔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국가 채무 400조원 돌파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으나, 올해 2분기부터 경제가 급격히 살아나면서 나랏빚의 증가 폭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올해는 국세 수입이 경기 호조로 4조6천억원 늘어나고 2009년 세계 잉여금 활용 등에 따라 올해 일반 회계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당초 29조3천억원에서 23조3천억원으로 6조원 축소될 전망이다.
아울러 외국환 평형기금채권 발행에 20억달러가 배정됐으나 올해 외환 시장 안정으로 발행되지 않은 점도 국가 채무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이처럼 올해 국가채무가 390조원 중반대로 유지되고 경제성장률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5.8%가 아닌 6%를 넘어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국가채무비율 또한 34.2%로 당초 정부 목표치보다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를 400조4천억원으로 전망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을 34.7%로 잡았으나, 국가채무비율의 분자와 분모를 구성하는 국가채무가 줄고 국내총생산(GDP)마저 크게 늘어나면서 국가채무비율이 자연스레 낮아지게 된 것이다.
국가 채무비율은 우리 경제가 잘 나가던 1995년 8.7%에 불과했던 적도 있었으나 1998년 16.0%로 치솟았고 2003년 21.6%, 2004년 24.6%, 2005년 28.7%, 2006년 31.1%, 2007년 30.7%, 2008년 30.1%, 2009년 33.8%로 그해 경제 상황에 따라 증감이 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재정 집행을 정상화하는 기조로 운용한데다가 경제 상황마저 급속히 좋아지면서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국가재정운용계획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