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차례의 활황과 위기를 경험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 무턱대고 상담직원의 말만 의지했다면, 지금은 스스로 정보를 찾고 연구해가며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펀드 DIY (Do It Yourself)족''이다.
이번 회차에서는 펀드 DIY족들이 싸고 자유로운 펀드 투자를 위해 즐겨찾는 2가지 상품-ETF와 온라인펀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거래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최근 몇 년 사이에 주가상승세와 맞물려 ETF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2002년도 국내 시장에 소개될 때만 하더라도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정도에 그쳤던 것이 지난 11월 말 기준(금융투자협회 자료)으로 12개 회사에서 순자산규모가 6조417억원 규모로 66개의 ETF를 운용할 만큼 큰 성장세를 이뤘다. 순자산규모로 따지면 2006년 말 1조 5092억원 규모에서 4년 만에 4배 성장을 한 것이다.
ETF의 가장 큰 특징은 주식 거래처럼 HTS를 통해 직접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평균 수수료가 0.5%이며, 환매 시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 일반주식형펀드 수수료가 연 2~2.5%선이고 인덱스펀드가 1% 수준인 데 비하면 수수료가 착한 셈이다.
그리고 일반주식형펀드를 능가하는 양호한 성과도 펀드DIY족들이 ETF를 즐겨찾는 이유이다.
지난 12월 3일 현재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수익률 상위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ETF 상품군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KODEX조선주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무려 67.39%로, 국내 일반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인 14.1%에 비해 약 4배 이상이다. 장기 성과의 사례를 찾아보면, 삼성KODEX자동차ETF는 3년 수익률이 150%이다.
펀드 DIY족이 ETF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리버스 ETF를 활용하면 급격한 주가하락에 대한 방어(헤지전략)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너무 설정액이 적은 ETF 상품인 경우 거래가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너무 잦은 매매도 충동적인 거래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 비용 경쟁력이 단연 돋보이는 온라인 펀드
어느 정도 펀드 지식이 있거나 정보를 자유롭게 수집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 DIY족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온라인 펀드에 관심이 많다.
온라인 펀드는 인터넷을 통해 펀드 상품을 가입하는 것으로, 펀드명 뒤에 영문 이니셜 ''e''가 붙는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 상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다.
또한 판매 직원과 상담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총 보수 1% 미만의 낮은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증권이 올해 온라인 펀드와 (오프라인)일반 펀드의 판매보수수를 비교한 조사 결과를 보면, 온라인 펀드가 일반 펀드에 비해 연평균 0.16% 저렴하고, 특히 가치형펀드가 성장형펀드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펀드가 시장에 도입됐던 초기에는 상품수도 적고 가입절차가 복잡하여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판매사들이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자 DIY족의 관심도 그만큼 뜨거워졌다.
2005년 말 25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누적설정액이 4년이 지난 2009년 말 1조 504억원을 돌파하더니, 2010년 11월 중순에는 1조 2412억원을 기록하며 연초에 비해 18%(약 1,908억원) 증가했다. 2009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거친 대량환매 가운데 증가분이라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그러나 온라인 펀드 역시 주의할 점이 있다. 대면상담을 거쳐 가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시황에 동떨어진 펀드를 구매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온라인 펀드가 ''싼 게 비지떡''이 되지 않으려면 충분한 연구와 사전 검토를 위한 발품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글. 조충현 한국펀드투자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