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실질심사 도입과 회계감사 강화 등 영향으로 올해 국내 증시에서 퇴출당하는 기업 규모가 1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상장폐지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20개, 코스닥시장 72개 등 모두 92개로 집계됐다.
정리매매에 들어간 기업 2곳과 실질심사위원회나 상장위원회를 거쳐 12월 중에 퇴출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7곳을 포함하면 올해 상장폐지 기업은 최대 101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1999년 89개사를 넘어선 수치다.
당시 외환위기의 여파로 한계기업이 속출하면서 유가증권시장 53개, 코스닥시장 36개 기업이 상장폐지됐다.
올해는 특히 코스닥 상장사의 퇴출이 활발했다.
1999년 36개였던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기업 수는 올해 72개로 갑절로 뛰었다.
이는 전체의 78% 수준으로 퇴출된 상장사 4곳 중 3곳은 코스닥업체였다.
작년 2월 도입된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를 통해서만 26개사가 상장이 취소됐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란 형식적으로 퇴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유지에 부적합한 기업으로 판정하면 퇴출하는 제도다.
또 회계법인의 감사가 한층 깐깐해지면서 감사의견 거절이 늘어난 것도 상장사 퇴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8개, 코스닥시장 19개 등 총 27개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결산 괴담''이라는 말이 나왔던 작년 25개사보다도 감사의견 거절이 더 많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한 영향이 컸고,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금융당국 감리와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회계법인들이 더 신중해진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