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업 재조정 또 연기..연내도 불투명

입력 2010-11-23 07:03
애초 이달 말 나올 예정이던 LH의 사업 재조정 계획 발표가 또 연기됐다.

개발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 또는 장기 보류할 택지 및 신도시 대상지 발표가 지연되면서 보상 작업은 물론 사업 추진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3일 국토부와 LH에 따르면 이지송 LH 사장은 지난달 국회 국토해양위 국감에서 "보상을 시작하지 않은 138개 사업에 대한 규모 축소, 방식 변경, 시기 연기 등의 재조정 내용을 지자체 및 주민 협의를 거쳐 11월 말 이전에 발표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이 일정을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LH의 자금 조달을 쉽게 해주는 내용을 담은 ''LH공사법''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고, 사업성을 높여주는 방안에 대한 부처 간 협의도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연말까지 관련 법 통과와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상태여서 LH는 내년 사업 계획조차 짜지 못하고 있다.

앞서 LH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한 지 1년이 되는 지난 9월 말께 인력 감축과 기능 조정 등을 담은 재무 개선을 위한 자구 대책과 사업 재조정 기본 방향을 내놓기로 했었으나 이를 한차례 연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건설, 산업단지 개발, 주거환경 개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의 LH공사법에 대한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의 심의가 9월에서 10월, 11월로 계속 늦춰진 데 이어 다시 12월 초ㆍ중순께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LH가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도를 높여 저금리 자금의 조달을 쉽게 해줌으로써 유동성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국토부와 LH는 기대하고 있다.

부채가 올해 상반기 118조원으로 불어나면서 LH는 7월 이후 외화채권이나 30년 만기 채권을 제외하고는 통상적인 5년 만기 등의 일반 채권은 발행하지 못해 자금난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LH가 수행하는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놓고 부처 간 이견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택지지구나 신도시 등의 학교용지 조성비와 광역교통 시설비, 녹지 조성비 등 LH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등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해당 부처가 모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LH가 내부적으로 정한 사업 재조정 계획을 놓고 해당 지자체 및 지역주민과 협의하고 있으나 이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상태다.

LH는 총 414개 사업, 1억8천만평에 사업비 425조원 가운데 보상에 착수하지 않은 138개 사업, 6천만평 규모, 143조원을 대상으로 개별 지구 여건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시기 조정, 단계별 추진, 규모 축소, 사업방식 변경, 장기 사업 보류 등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사업 재조정 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 등을 확정해 발표하고 내년 사업 계획을 짠 뒤 본격적인 경영 개선에 나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LH공사법의 국회 통과와 각종 지원 방안에 대한 부처 간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국토부나 LH의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