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정책 이슈들을 살펴보는 정책으로 보는 경제 시간입니다.
경제팀 이지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뒤따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어제 막을 내렸습니다.
역내 성장전략을 다짐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남겼지요?
<기자>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이틀 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의장국인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를 중심으로 21개 나라의 정상들이 모였는데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참석해 사실상 지난 주 끝난 서울 G20 정상회의의 연장선상이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채택한 정상성명, 즉 요코하마 비전에는 역내 성장전략과 오는 2015년까지 추진하기로 한 신성장전략의 추진 방향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드러났듯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이견이 커 성장전략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역내 경제통합에 대한 구상에서 조금 진전이 있었습니다.
역내 경제통합의 경우 미국이 주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가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일본이 TPP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거든요.
그럼에도 어떤 형태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랄 것은 없습니다.
이번 정상 성명은 또 보호무역 조치를 앞으로 3년 더 금지하고, 답보 상태인 도하개발어젠다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는데요.
이는 서울 G20 정상회의 결과와 다를 것이 없어 알맹이 없는 회의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앵커>
APEC 정상회의는 속 빈 강정이래도 이에 맞물려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상당한 수확이 있었죠?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관계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 우리나라와 일본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수탈한 도서에 대한 반환 협정이 이뤄졌는데요.
조선왕실의궤를 포함해 문화재급 도서 1천205권이 우리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도서 반환이 한일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추켜 세웠습니다.
간 나오토 총리도 국회의 동의를 얻어 가까운 시일 내에 도서를 전하겠다며,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두 나라 사이 사실상 중단됐던 ''셔틀외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자연스레 합의했구요.
이 대통령이 연내에 일본을 한 번 더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습니다.
간 총리는 이 대통령을 올해 안에 다시 만나 한일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을 재개할 것을 희망했구요.
이 대통령도 다음 일본 방문 때 협상 재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긍정적으로 맞받았습니다.
두 정상은 6자 회담을 두고도 일치점을 봤습니다.
6자 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장이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 목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일본과의 외교에 힘을 실었습니다.
<앵커>
화제를 바꿔 이번 주 가장 큰 관심사는 내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G20 정상회의를 통해 환율 부담을 덜어 이번에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금융통화위원들은 여느 때보다 기준금리 인상의 압박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G20 정상회의를 통해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환율에서 오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예전보다 줄어 물가라는 명분을 찾을 수 있게 된 셈이죠.
환율 때문에 물가를 저버렸다는 빈축을 사온 당국으로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사실 큰 부담이었습니다.
금리를 다시 동결한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4.1%나 급등했는데요.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3%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인 데다 또 다른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쳤죠.
미국이 6천억 달러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면서 자산 거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여기에 물가보다 금리가 낮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습니다.
때문에 이번에는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채권시장 전문가 1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1.9%가 금리 인상을 점쳤을 정도로 시장의 기대가 큰 것도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 주에 예정된 다른 경제 일정들도 마저 정리해볼까요?
<기자>
오늘은 일단 현대건설 입찰이 마감됩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운영위원회와 공동매각 주간사는 오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을 최종 확정할 텐데요.
이에 따라 현대건설 입찰 결과는 이르면 내일 나옵니다.
산업활동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지난 달 전력판매량 수치도 오늘 발표됩니다.
내일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큰 결정을 내릴 것이구요.
경제지표 중에는 수요일에 발표될 3분기 가계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계소득이 지난 2분기에는 7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요.
3분기에도 가계소득이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이 2분기보다 줄어든 만큼 가계소득 증가율도 2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입니다.
이외에도 같은 날 열리는 FTA 국내대책위원회와 잇따라 나올 한·EU FTA 국내보완대책도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팀 이지은 기자였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