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초대석]이문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입력 2010-10-04 17:59
<앵커>지난주 부산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초고층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초고층 빌딩이 많은 국가중 하나인데요, 그 뿐만이 아니죠 크고 작은 지진도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의 안전 설계와 구조의 문제가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습니다.

오늘 투데이초대석 시간에는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국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의 이문곤 회장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먼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가 어떤단체인지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시죠.

<출연자>네 먼저 건축구조기술사란 건축물의 뼈대(기초, 기둥, 보, 슬래브등)를 튼튼하고 안전하게 구조공학적으로 설계하는 전문가입니다.

우리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국가기술자격법과 기술사법에 의거하여 국가로부터 최고의 기술력을 인증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맡은바 임무를 다하는 건축구조기술사들의 단체입니다.

<앵커>최근 우리나라도 빈번한 지진 발생으로 지진에 대한 많은 관심이 증가 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건축물의 내진설계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출연자>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3층이상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대상건물이 확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내진설계 적용대상 건축물만 확대되었을뿐이며, 실제 내진설계 대상건축물중 비전문가에 의해 수행되는 비율이 90%에 달해 대다수 건축물은 지진에 대한 안전이 취약한 상태입니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서울지역에서 건축사에 의한 내진설계확인서의 부실작성이 20여건이 적발되었으며, 그중 건축물 인허가시 제출되는 내진설계확인서에 구조기술사 인감을 도용하여 부실설계, 부실감리, 부실공사되는 도중에 적발되어 준공도 안된 새건물을 대대적으로 보강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 건축물의 내진설계 문제점은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

첫째, 3층이상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은 인허가 단계시 구조(내진설계)안전확인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내진설계)안전학인서의 내용을 비전문가에 의해 부실하게 작성하여도 이를 확인할 관련 공무원들이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없이 허가되고, 시공되는 실정입니다. 이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며,

둘째, 대다수 서민들이 주거하는 3-5층 건축물은 비전문가에 의해 내진설계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설계자가 당연히 내진설계등의 구조안전확인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90% 이상 내진설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내진설계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에게 모든 건축물의 지진에대한 안전을 포함한 구조안전업무를 직접 수행하게 하도록하고, 비전문가인 건축사들은 내진설계를 할수 없으므로, 건축구조기술사만이 내진설계를 할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앵커>네 그렇군요 또 제가 알기로는 특히 학교의 내진설계가 문제라고 들었습니다. 중국에서도 지진이 발생해서 특히 학생들의 피해가 많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도 좀더 신경을 써야겠죠?

<출연자>그렇습니다. 우리나라도 재해대책법에 의해, 2009년 4월30일 “학교시설내진설계기준”이 고시되었으며, 최근 각 지자체 교육청을 통해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전문가인 건축사만 입찰에 참여하도록하여 부실보강으로인한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현재 각 지자체 교육청에서는 내진보강 입찰자격을 건축사사무소소로 제한하여 입찰을 진행중입니다.

이렇게 낙찰받은 건축사사무소는 구조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보수 보강업체를 통해 내진보강 업무를 모두 수행하게하고, 보수보강업체는 자사제품을 적용한 보강안을 제시하여 실제 공사까지 완료한 사례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되었습니다.

이는 막대한 예산낭비를 초래할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보강방법으로 부실설계 및 부실공사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처음에 초고층빌딩의 사고를 말씀드렸는데, 무엇보다 초고층빌딩은 한번의 사고에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진이나, 태풍 등에 견디기 위한 특별한 설계와 공법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인가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제도와 정책적인 개선방안은 무엇입니까?

<출연자>우리나라 내진설계 및 내풍설계와 관련된 기준은 건축구조기준에 잘 명시되어 있어 전문적인 설계내용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동등한 수준이라 사료됩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다르게, 직접적으로 건축구조기술사들이 구조설계 · 구조감리를 수행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초고층건축 구조설계에 많은 우려가 예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첫째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구조설계는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수행하고, 건축사는 창의적인 설계를 할수있도록 업역구분이 절 실히 요구됩니다.

둘째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도면 작성, 감리를 수행하게 하여 각종 건축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문제점을 해결하여 안전하고 경제적인 건축물이 시공될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앵커>제2롯데월드를 비롯해서 정말 높은 초고층건물이 바로 우리 주변에 세워지고 있는데, 이렇게 높은 빌딩을 만들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지요.

<출연자>그렇습니다. 우리나라 건축물의 구조설계 세부내용은 건축구조기준에 잘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내진설계 및 내풍설계를 철저히 수행한다면 건축물의 구조안전은 잘 확보될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현재 설계자만 참여하는 발주방식을 개정하여 구조기술사도 설계자와 함께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공동도급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최근 서울시에서도 초고층건축물의 내진설계강화방안으로 초고층건축물의 설계는 건축사와 건축구조기술사들이 공동으로 수행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앵커>저도 예전에 배우기에는 철근콘크리트는 시간이 지날 수록 안전한 구조물인데 우리나라는 20~30년도 되지 않아 재건축해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들도 기존의 설계와 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이라고 봐야 겠죠

<출연자>이 문제는 건축 설계나 과정의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재건축으로인한 집값상승의 기대가 큰데 있다고 볼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주택문화가 반영된것이라 생각됩니다.

<앵커>요즘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추진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법이 바뀌면 리모델링이 더욱 늘어날 것인데요, 이 때도 내진 설계 등의 보강이 더욱 필요해지는데, 관련 시장과 기술도 함께 발전하겠지요

<출연자>그렇습니다. 리모델링은 특히 내진보강 등의 구조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존의 건축물을 새롭게 설계하는 내용으로 기존 건축물에 대한 정확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구조기준을 적용한 내진설계를 수행, 안전하고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보수보강을 실시하는 것이 리모델링의 핵심내용으로 상당히 복잡한 구조보강 내용이 현장에서 잘 적용되어 튼튼하고 안전한 건축물이 될수 있도록 사업초기부터 건축구조기술사들의 정밀안전진단, 구조설계, 구조감리 수행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앵커>네 마지막으로 회장으로써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번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출연자>네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우리 건축구조기술사들은 지진이나 태풍등의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건축물의 구조설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항상 건축구조기술사들을 기억해 주시고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