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현대건설 인수전, 현대 VS. 현대

입력 2010-09-27 18:05
수정 2010-09-27 18:08
<앵커>

앞서 들으신대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현대그룹도 현대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는 범 현대가간의 경쟁으로 압축될 공산이 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진욱 기자, 먼저 현대건설 매각공고 내용부터 간략하게 정리해볼까요?

<기자1>

채권단은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24일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했습니다.

매각대상은 외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건설 주식 3천887만주, 지분율 약 35%입니다.

매각방식은 공개입찰 방식이고, 매각일정은 이번주 금요일까지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 11월 중순까지 본입찰 마감, 연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시가총액이 8조원을 넘는 대형매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작업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현대차그룹이 오늘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죠? 애당초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2파전 구도는 예상되었던 대목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인수전 참여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2>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가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숙원사업이었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완공했고, 자동차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 만큼 인수에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친환경 발전 사업에서부터 주택용 충전 시스템과 연계된 친환경 주택, 하이브리드(HEV)차와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이르는 에코 밸류 체인 완성이 가능해지면서 친환경 사업을 현대차 그룹이 미래 성장사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 사업영역과의 시너지 효과와 기존의 플랜트와 엔지니어링 분야의 역량 제고를 통해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워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랫동안 현대건설 인수의지를 피력해 온 현대그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3>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어려울 때 모른척하다가 이제와서 현대차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유감이라는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이미 지난 추석연휴부터 현대건설 인수의지를 보이기 위한 그룹 이미지 광고를 시작한 현대그룹은 고 정몽헌 회장의 적통성을 현대건설 인수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풍부한 내부유보금으로만 현대건설 인수에 나서기로한 반면 현대그룹은 외부조달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실탄면에서는 현대차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앵커>

인수경쟁의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가격''이겠죠?

<기자4>

맞습니다. 오늘 종가로 채권단이 매각할 예정인 현대건설 지분가치는 2조9천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향후 성장성 등을 감안할 경우 매각가격은 최소 3조5천억원에서 4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와함께 채권단은 인수후보의 경영능력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에도 높은 배점을 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제3의 인수후보의 참여인데요. 10월1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오래 전부터 현대건설에 관심을 보여왔던 중동계 자금과 대형 사모펀드의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눈여겨 볼 포인트는 인수경쟁 자체 뿐만아니라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과의 관련성, 현대그룹 경영권 향배, 범 현대가의 합종연횡 가능성 등으로 요약됩니다.

오늘 현대건설의 주가는 4.92% 상승한 7만4천700원,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으로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집중취재, 최진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