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역풍에 노심초사

입력 2010-09-08 17:30
<앵커> 정부가 대(對) 이란제재를 발표했습니다. 한해 120억달러의 교역규모로 중동에서 가장 큰 손님인 이란과의 관계 악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자동차와 전자, 철강업종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중소기업들도 제재 후폭풍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봉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는 당국의 사전허가 없이 이뤄지는 이란과의 금융거래는 모두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제재의 핵심이었던 이란 멜라트은행(Mellat Bank)에 대해서는 2개월 영업정지의 중징계가 내려졌습니다.

미국 주도의 UN안보리 이행조치에 우리나라가 참여하기 위한 방침이라지만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정부도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란과의 총 교역규모는 120억달러 규모인데다 우리나라 원유수입의 9%를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와 전자, 철강이 주요 수출품입니다.

멜라트은행의 영업이 정지되면 L/C 개설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수출품 수출길이 막히게 됩니다.

현대차가 이미 7월부터 수출을 포기했고, 두바이 은행을 통해 결제를 해왔던 삼성과 LG전자의 수출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체들도 결제선이 차단되면서 수입국 다변화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건설과 플랜트업체들은 이미 매년 3~4억달러 수준의 수주를 포기한 상태에서 철수여부를 결정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심은 우리의 제재결정에 이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05년 UN 1차제재 당시 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유로 3개월간 한국산 제품 수입금지를 단행한바 있습니다.

특히 영업정지를 당한 멜라트은행이 이란의 최대 은행인데다 동아시아 교역창구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반감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미국주도의 추가제재에 중국은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우리나라의 중동 1위 수출국을 고스란히 내줄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주도로 시작된 UN의 추가 경제제재로 국내 산업의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정봉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