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활기를 되찾는가 싶던 금융시장이 또다시 대내외 악재에 출렁이자 증권사 CEO들은 경영전략을 다잡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해외 진출 확대를 꾀하는가 하면, 투자심리가 불안정한 가운데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TV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 CEO들의 경영전략과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강점 살려 시너지 극대화.. 1등 증권사로 업계 변화 주도"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Q. 최근 증권사들이 활발한 해외 영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IPO시장이나 해외지점 등 다양한 길들이 있는데요. 대우증권이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입니까?
A. 아시아권에서 글로벌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해외 영업기반을 확고히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우선, 홍콩현지법인을 Asia Pacific Regional Headquarter로 강화해 해외진출 거점으로 육성하고자 자본과 인력을 확충하고, 본사와의 영업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딩증권 지분 인수 후 마케팅 지원 및 제휴 강화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의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공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 진출 확대를 추진할 것입니다.
대우증권은 아시아지역을 시작으로 시장과 고객 기반을 넓혀 해외 수익비중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Q. 대우증권이 산업금융그룹의 일원이 된 이후, 산업은행의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실 계획인지요?
A. 국내 금융사 중 대표적인 IB 강자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이 산은금융그룹 출범을 계기로 본격적인 시너지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DCM와 기업네트워크, 대우증권은 ECM 및 리테일 영업력 등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의 영역이 서로 달라 여타 금융그룹과 달리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내 금융사 중 해외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크레딧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과 함께 해외로 진출할 경우 국내 금융업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예로, 대우증권은 최근 산업은행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본드 발행에 Book Runner로 참여해 성공적으로 해외증권 발행에 기여했고, 산업은행의 예금과 ELD를 활용한 경쟁력 있는 복합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 증권 및 기타 자회사 간에 보다 활발한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One Stop Solution을 제공하고 수익기반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운 전략이 있다면 ''브로커리지 위주 수익구조 탈피''와 ''IB역량 강화''일 것입니다.
브로커리지는 증권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데다 IB업무의 경우 선진국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대우증권의 경우 브로커리지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도약도 준비 중인데, 앞으로는 어떤 전략을 펴실 계획입니까?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데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대우증권은 지난 회계년도(FY09)에 전 사업부문의 균형적 성장을 통해 과거 50%를 넘었던 브로커리 부문의 수익 의존도를 40%대로 크게 낮췄습니다.
향후에는 글로벌IB 수준인 30% 후반까지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수익구조 개선은 브로커리지부문 축소가 아니라 다른 사업부문과의 동반 성장을 통해 안정적 비즈니스 포트폴리오(Business Portfolio)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2.8조원 수준인 자기자본과 17조원 내외인 자산규모를 2015년까지 자기자본 4조원, 자산 30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내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Asia지역을 시작으로 Market 및 Client Base를 넓혀 해외 수익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Q. 국내 증시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수가 1700선을 회복하면서 국내주식펀드 환매 행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증권사 CEO로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국내 주식형 잔고는 총 70조원 수준으로 최근 들어 지수가 상승하면서 원금을 회복한 개인들을 중심으로 환매가 나오고 있습니다.
종합주가지수 1700포인트 이상에서 투자자들이 가입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잔고가 16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의 상승은 지속적으로 투자자의 환매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지수상승의 주체가 외국인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성 환매는 지수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외국인은 여전히 동아시아 국가들의 재무적 안정성과 기업들의 역동적인 이익성장성,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환율, 금리를 기준으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차원의 흐름은 장기간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투자자들께서는 차익실현성 환매에 편승하기 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적절한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펀드를 보유하기로 결정하신 분들이라면 2년 뒤를 보시고 보유하시기를 권유 드리며, 간접투자를 원하시면서도 불확실성 때문에 가입을 망설이시는 경우라면 적립식 투자로 시작하시는 것이 부담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Q. 올해 주가지수에 대해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증시가 대내외 악재에서 벗어나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들이 많습니다. 향후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A. 중국 긴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중국의 긴축 정책은 부동산 버블 방지를 위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변수가 되겠지만, 대우증권은 중국이 성장을 희생하면서까지 강한 긴축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중국이 금리 인상을 미루고, 지준율 조정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3~04년의 긴축 국면에서도 중국은 지준율 인상(03년 7월)이후 1년 3개월이 지난 후에야 금리를 올렸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긴축에 대한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까지 주요 이슈로 언급된 유럽의 재정 위기는 어떤 식으로 든 봉합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걸어온 길은 디레버리징(구조조정)을 통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한 문제의 봉합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 문제는 완전한 해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에도 역내 유동성 공급을 통해 위기는 진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EU와 IMF는 유로지역 내 문제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마련에 합의했습니다.
이런 지원 결정이 위험 확산을 막는 데는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글로벌 경제가 디레버리징을 통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유동성 공급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유럽 재정 위기와 같은 유동성 위기는 계속 돌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입니다.
아무튼 남유럽 문제는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향후 중국 긴축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겠지만, 유럽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저금리 유지+아시아의 건전성 우위''의 조합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반등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올 봄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이제야 봄이 오는가 싶더니 성큼 여름이 시작돼버렸는데요.
본인만의 더위사냥 비법이 있으신지요?
여름 휴가 계획은 세우셨나요?
A. 특별한 휴가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만, 올해는 가족과 편안한 휴식을 보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우증권 고객과 주주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A. 우리 대우증권이 올해로 창업 40주년이 됐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대우증권은 대한민국 1등 증권사로서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증권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왔습니다.
대우증권은 정상에 올랐다고 결코 정체되거나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일류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우증권 임직원은 모두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고객과 주주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 정도 경영을 통해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가는 기업, 한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기업으로서 대우증권이 고객과 주주의 더 큰 기쁨을 위해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도약하겠습니다.
◇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프로필 ◇
1953년 인천 출생
< 학 력 >
* 제물포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조지워싱턴대 MBA 수료
< 경 력 >* 1981년 장기신용은행 입사* 1982년 뱅커스트러스트 은행 서울기업금융책임자 부지점장* 1991년 살로몬브라더스 한국사무소 소장 겸 한국대표* 1997년 한누리살로몬증권 공동대표이사* 1998년 삼성증권 IB사업부장 상무이사
* 2000년 삼성증권 IB사업부장 전무이사
* 2001년 삼성증권 IB사업본부장 전무
* 2004년 도이치은행 아시아글로벌기업금융 부회장
* 2006년 도이치증권 한국 부회장
* 2008년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現 대우증권 대표이사 사장